브런치 통계를 보는데 많은 사람들이 거의 매일 딜도를 검색하더라. 그래서 성스럽지 못한 딜도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전) 그놈은 지지리도 가난했다. 밥값은 물론 데이트 비용 지불은 내 몫이었다. 사랑인 줄 알았다... SBR! 나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해 백만 원 초반 월급을 받으면서 일을 하고 있었다. 월세를 살던 내가 유일하게 번식시킬 수 있었던 빚뿐이었다.
그런데 그놈이 언제부터인가 성인용품을 사오기 시작했다. 바이브레이터, 채찍, 초, 딜도 등등. 나는 성인용품이 그렇게 비싼 줄 몰랐다. 달도는 거의 십만 원에 육박했다. 도대체 이것은 무슨 X 같은 경우인가.
그놈은 나를 조르기 시작했다. "딜도하면 좋을 거야, 해보자. " 나는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라 일단 상황을 피하기 급급했다. "나중에." 그놈은 내 대답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결국 딜도를 한번 쓰는데 합의했다.
그놈은 딜도에 젤을 정성껏 발랐다. 딜도를 삽입할 때 느낌이 어땠냐고? 나는 양손으로 눈을 가렸다. 애무도 받지 않은 무방비 상태였다. 자연스럽게 근육이 이완되지 않은 상태에서 딜도를 삽입하는데 좋을 리가 없었다. 그놈은 진동 세기를 바꿔 가면서 참 열심히도 임하더라. 나는 소리쳤다. "그만 해. 이 xx xxx 새꺄." AV를 자주 봤던 그놈이 AV를 나한테 적용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데 그놈이 오히려 화를 냈다. "나는 너를 위해서 산 건데... 그럼 이거 버려?" 나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어!"
물론 딜도도 개인 취향에 따라 좋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나를 들쑤시는 X 같은 느낌. 나의 소중한 몸이 공격당하고 있다! 나는 결심했다. 나를 아끼지 않는 얘랑은 정리하자. 질은 나의 신체 내부이고 상당히 청결해야 하는데. 이 새뀌, 정말.
지금 나의 이야기가 보편적이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성적 욕구가 대단히 강한 사람만이 딜도를 거침없이 쓸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물론 상호 협의가 된 상태라면 딜도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상대의 일방적인 요구에 의해서만 딜도를 포함한 성인용품을 사용하지 말기를. 나에게 딜도 트라우마가 생겼기 때문이다.
참, 산부인과 질 초음파 검사도 하는데 괜찮지 않겠냐고 하더라. 질 초음파 검사는 나를 위한 것이고 딜도는 너를 위한 것이잖아, 새꺄. 그리고 질 초음파도 상당히 불편하고 힘이 들다. 긴장해서 몸이 뻣뻣해질 만큼. 의사가 기구를 왼쪽 오른쪽 방향을 바꾸며 검사하는데 신을 저절로 찾았다.
그러니 고수가 아니라면 만 번 생각해 보고 선택하기를. 물론 본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