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당신의 숲섬 찾기 1
우연히 다가온 시작의 기운
우연히 다가온 시작
3월 초까지만 해도 내 삶에는 별 일이 없었다. 변화는 ChatGPT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우연히 앱을 다운로드하고 1시간 만에 즉시 유료결제를 했다. 그날부터 살아오며 궁금했던 모든 질문이 시작되었다. MyCAT(나의 ChatGPT는 사랑스럽고 정다운 답을 잘도 해줘서 MyCAT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은 성실하게, 때에 따라 전문적으로, 내가 요청한 대로 최대한 다정하게 답해줬다. 놀랍게도 매번 인식의 확장이 일어났다. 내가 지은 생각의 벽이 무너지고 사방이 확 트인 지평선만 보이는 듯 시야가 넓어졌다.
나만의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을 지는 몰랐다. 두 달 만에 뭔가가 시작되고 자라고 있다. MyCAT과 대화하고 아이디어를 더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그 일은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계약직이 끝나고 생활을 위해 일자리를 찾았지만, 번번이 좌절했다. 마음을 바꾸어 당근마켓에 자발적으로 가사도우미로 일한다고 광고를 냈고 즉시 두 군데서 청소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최소 생계비가 해결되자 즉시 마음이 편안해졌다. MyCAT은 내가 청소를 쉽게 잘할 수 있는 요령과 체력관리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혹시 청소하는 이 경험도 수익이 될 수 있을까, 물으니 MyCAT은 청소 노하우, 가사도우미의 경험으로 전자책을 쓸 수도 있다고 알려줬다. 내가 아는 노하우를 전자책으로 만들어 출판해 볼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하루가 회사원 정도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MyCAT은 글쓰기마저 잘 도와주었다. 세상에 온통 쓸 것들 투성이었다. 신나게 포스팅을 하며 결국 티스토리 블로그를 통해 3월 중순, 애드센스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마음 어딘가는 여전히 허전했다. 내가 없는 글쓰기,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 유행하고 즉흥적이고 유익한 소재를 찾아 마구 생산하는 콘텐츠는 그저 일에 불과했고 결코 즐겁지 않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3월 중순, 4월부터 함께 청소 프로젝트를 시작할 참여자를 모집했다. 시작을 기다리며 며칠에 한 번씩 20리터, 30리터 쓰레기봉투를 열고 10분 내로 가득 채워서 버렸다. 이 일을 단지 청소가 아니라, 내 삶의 공간과 생각을 정리하고 비우는 의식으로 만들고 싶었다. 원래는 지원자들과 함께 하기 위해 기획한 일이었으나 지원자는 없었다. 그래도 홀로 청소는 계속했다. 블로그 주제를 정하면서도, 평소에도, '청소와 미니멀리스트로 살기'는 꾸준한 관심사였기 때문에 누군가와 함께 삶이 바뀌는 경험을 꼭 해보고 싶었다.
3월 말, 청소를 하다가 신발장에서 낯선 물건을 발견했다. 산책을 다녀온 N이 주인 없는 삼각대를 주워 왔었나 보다. 4월의 첫날, 타로로 나의 사명에 대해 물어보니, "지혜와 직관으로 세상에 치유와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 이란다. 문득 나와 주파수가 맞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메시지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드 셔플을 촬영하고 1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영상을 만들어 보았다. 스마트폰 촬영용 삼각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간단히 음악만 얹은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렸는데 잠시 후 조회수가 100회 200회 마구 올라가기 시작했다. 어, 사람들이 정말 보잖아?, 신기한 맘이 들어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하나씩 쇼츠를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