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_대도시의 사랑법
오늘은 지난 주말에 보고 온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현재 상영 중인 박상영의 소설이 원작인 영화인데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 분)와 세상과 거리를 두며 사는데 익숙한 흥수(노상현 분)가 동고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렸다. 영화 포스터만 보고 이 영화를 보러 갔다면 둘의 사랑이야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재희와 흥수 각각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네가 너인 게 어떻게 네 약점이 될 수 있어."
이 글의 제목이기도 한 이 대사는 자신의 비밀을 들킨 흥수가 방어적인 태도로 재희를 대하자 재희가 던지는 한마디로,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 말을 듣고 나도 울컥했다는ㅠㅠ 흥수는 타인에게 마음의 문을 잘 열지 않는 인물로,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된 재희에게 "왜 내 약점이라도 잡은 거 같아?"라고 말하며 날을 세운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을 재희는 "네가 너인 게 어떻게 네 약점이 될 수 있어."라고 말하며 흥수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일깨워준다.
"집착이 사랑이 아니라면 난 한 번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
이 대사는 사랑에 무심했던 흥수가 상대를 향한 솔직한 감정을 깨닫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흥수의 마음을 알아가고 싶은 수호가 "집착이 사랑이 아니라면 난 한 번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라고 전하는 대사는 흥수가 마음을 열고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흥수가 마지막에 작가를 꿈꾸며 글을 쓰는 장면에서 첫 문장으로도 등장한다.
"내가 나인 채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알려준 내 20대의 외장하드"
20대 대학생부터 30대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재희와 함께한 시간을 설명하는 흥수의 대사다. 20대 불안정한 시기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나다운 삶을 살아갈 용기를 주는 존재로 성장한다. 재희와 흥수는 서로에게 나보다 더 날 잘 아는 사람이 되어 간다. 진심을 다해 서로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또 서로의 세계를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해가면서...
우리는 종종 남녀 사이에 어떻게 친구가 있을 수 있냐는 질문을 하곤 한다. 극 중 흥수가 게이라고 해도 남녀 둘이 한 집에 사는 상황을 어느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 흥수가 했던 "남들 눈엔 이상해 보일 수 있는데 우리는 하나도 안 이상해요." 이 대사도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많아서 이번주에는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을 읽어보려고 한다. 이 글 커버사진에 나오는 동네 놀이터 미끄럼틀에 둘이 누워서 재희가 흥수에게 말하는 내용도 내 마음에 쏙 들어서 그 대사를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무리해 본다.
"난 보고 싶다는 말이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진짜 같아. 사랑은 추상적이고 어려운데, 보고 싶다는 말은 참 명확해"
< 시놉시스 >
미친 X과 게이가 만났다! 바야흐로 애니멀 라이프의 시작이었다. 시선을 싹쓸이하는 과감한 스타일과 남 눈치 보지 않는 거침없는 애티튜드로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자유로운 영혼 재희. 그런 재희가 눈길은 가지만 특별히 흥미는 없던 흥수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누구에게도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하필 재희에게 들켜버린 것!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재희와 흥수는 알게 된다. 서로가 이상형일 수는 없지만 오직 둘만 이해할 수 있는 모먼트가 있다는 것을. 남들이 만들어내는 무성한 소문을 뒤로하고, 재희와 흥수는 사랑도 인생도 나답게! 의기투합 동거 라이프를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