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청소시간에 우리 반의 학생 하나가 놀고 있는 걸 보고, 나는 "맡은 교실 쓸기 청소를 안 하고, 왜 놀고 있니?"하고 물어보았더니 대답은 "청소를 다 했는데요?"라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청소법은 먼저 책상 걸상을 뒤로 먼저 끌고, 앞에서부터 빗자루로 쓸고, 대걸레로 닦고, 책상과 걸상을 앞으로 다시 끌고, 교실 뒷부분을 빗자루로 쓸고, 대걸레로 닦고, 쓰레기를 정리하는 것이 기본인데 책상 걸상이 뒤로 가있고, 쓸고 있어야 하는데 청소를 다했다는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청소를 안 하고 놀고 있다고 생각해 꾸짖었다.
학생은 아니라고 했다고 하는 거였다. 더 이상 이야기는 하지 않고 청소를 끝냈다.
며칠 뒤 나는 그 학생의 말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학생은 다른 학생과 다르게 아이들이 책상과 걸상을 앞으로 끌고, 뒤로 끄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뒤에서 부터 쓸어오고 있던 것이었다. 결국 그 학생은 반대로 했을 뿐이지 하긴 한 거였다.
나는 종례시간에 정식으로 우리 반 학생 모두 있는데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다.
"너처럼 뒤에서부터 쓸어 오는 방법을 내가 생각을 못했구나! 청소 안 하고 놀고 있다고 한 것 미안하다. 정식으로 사과한다."
그 후에는 그 학생은 자신이 선택한 방법이 다른 학생과 다를 뿐 청소를 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받은 후 나를 무척이나 따르게 됐다.
보통 원칙에서 어긋나면 무조건 틀린 것이라고만 생각한 나에게 다른 생각의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일이었다.
'난 왜 한 방향으로만 생각을 했을까?'
'나는 그동안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선생님으로 학생들에게 많은 상처는 주지는 않았나'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반성은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때그때 모든 사람들은 최선을 다 해 살고 있지만, 모든 게 다 맞을 수는 없으니 늦게라도 깨달은 것에 감사하고, 살아야 할 것이라 스스로에게 위로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