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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세흔 Aug 05. 2022

선생님이 되는 첫걸음

얘들아! 학생이 없으면 선생님도 없단다

  

교사로 근무하다 보면 장래 희망으로 교사직을 원하는 학생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물론 어린 시절의 학생이라면 맹목적으로 선생님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하지만 저는 줄곧 고등학교에서 근무했고, 그러다 보니 이제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할 줄 아는 학생들을 접하게 되었죠. 이 말은 바로 학생들부터가 맹목적인 동경심으로 교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그런 학생들에게 맨 처음으로 묻는 말이 있습니다.    

  



“너는 왜 선생님이 되고 싶은 거니?”     


학생들의 대답은 정말 다양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대답을 취합해 보면 공통적인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좋아서 교사가 되고 싶다”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대답을 들을 때마다 그것은 정답이 아니라는 생각을 항상 했습니다. 그래서 학생에게 말해 줍니다.     

“얘야, 너는 혹시라도, 학생이 없으면 선생님도 없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니?”     


그런 제 말을 듣고는, 대부분 학생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묻습니다.      

“그냥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교사자격증을 따면 선생님이 되는 것 아닌가요? 학교는 많으니까 발령받는 학교에 가서 선생님 하면 되죠?”     

물론 그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는 것을 이야기해 줍니다.      


“그런데 말이야.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말이지. 자신이 가르치고 싶어서 학생 앞에 서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이 진심으로 따르고 배우고 싶다고 해서 학생 앞에 설 때가 진정한 선생님이거든. 그래서 배우고 싶은 학생이 없는 선생님은 진정한 선생님이 아닌 거고.”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생각해 보자. 너희는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이니까, 선생님에 대한 선택권이 없잖아. 그냥 교무부에서 결정한 시간표대로 너희 교실에 들어오는 선생님께 수업을 들어야 하잖아? 그런데 그 선생님 중에는 학문적으로나 인성적으로나 너희가 진심으로 배우고 싶은 선생님이 계시고, 또 그렇지 않은 선생님이 계신다는 것은 선생님도 알고 있어. 그러니 엄밀하게 말해서 배우고 싶은 학생들이 없는 선생님은 진정한 선생님이 될 수 없는 거겠지.”     

그리고 이어서 말해 줍니다.      


“교육은 배우는 학생의 마음이어야 하는 거라고 선생님은 생각해. 그렇지 않고 선생님의 마음대로 교육을 이끌어가면 그것은 잘못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학생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자세를 갖고 있어야 나중에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다고 나는 믿고 있어.”      


저는 항상 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학생에게는 이렇게 묻습니다.     




“너는 왜 선생님이 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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