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by 최정식

인도에 살면서 한국에 들어오고 나갈 때면 제일 먼저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었다. 늦기라도 하면 죄책감마저 들었다. 그런데 이제 전화를 걸 곳이 없다.


공항에 마중 나온 사람이 없어도 환영한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도 어머니 목소리를 듣고 나면 나는 그제야 귀국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전화를 받아 줄 사람이 없다.


으레 나는 서울인 처가에서 며칠 밤을 먼저 보냈지만 고향 어머니 집에 가기 전까지 귀국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 고향 집에 어머니께서 계시지 않다.


내 전화기 카톡에 여전히 어머니 계정이 남아 있고 주소록에는 어머니의 새 전화번호가 있다. 그런데 사진도 보낼 수 없고 전화도 걸 수 없다.


나는 이제 고향집에 가야 하는데 두렵다. 그 그리움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아직도 복순이는 있을 것이고 우리를 보고 짖는 복순이에게 "넌 아직도 우릴 못 알아보냐?" 하며 문을 열 것이다.


"어머니 우리 왔어요!"


그런데 아무 대답도 없을 것이니 나는 그 침묵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 이 글은 2017년 9월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에 2018년에 다시 한국에 방문하면서 쓴 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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