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보다 싼 쇠고기

by 최정식

인도에 힌두교인들이 80%가 넘으니 쇠고기를 전혀 먹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북동부나 남부 지역에서는 쇠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꽤 있다. 우리가 지금 사는 타밀나두 주의 우띠 또한 쉽게 쇠고기를 사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인도에서 쇠고기는 주로 무슬림들이 소비한다. 쇠고기를 구하기 쉽지 않았던 뉴델리 지역에서도 무슬림 집단 거주지에 가면 쇠고기를 구할 수 있다고 들었다. 기독교인들도 쇠고기를 소비하지만 아직은 전체 인구의 5%가 되지 않으니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기독교인이나 무슬림이라고 해서 쇠고기를 꼭 먹는 것은 아니다. 쇠고기를 구하기가 여유롭지 않은 이유도 있고, 사회 전체가 쇠고기를 먹지 않는 분위기이기도 하니 어려서부터 아예 먹어본 적이 없어서 먹지 않는 경우들도 많다. 이런 경우는 쇠고기인 줄 모르고 먹었다가 자칫 배탈이 나거나 알레르기 반응이 나는 경우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도에서 주로 소비되는 고기는 닭고기와 양고기 혹은 염소 고기 등이다. 닭고기에 비해서 양고기나 염소 고기는 더 비싼 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고기 소비가 적은 돼지고기나 쇠고기는 닭고기와 가격이 비슷하거나 더 싼 경우가 종종 있다. 지역에 따라 좀 차이가 있지만 세 종류의 고기가 모두 유통되는 우띠의 예를 들면, 1kg 당 닭고기는 현재 환율로 3600원 정도 하는데 비해 돼지고기는 5000원 정도, 쇠고기는 가장 싼 부분은 2500원밖에 하지 않는다. 물론 쇠고기는 부위 별로 차이 많이 나지만 가장 비싼 안심 부분도 1kg에 5000원이 되지 않는다. 최근에 농담 삼아 후배에게 쇠고기 먹으러 인도 오라고 한 적이 있다. 물론 육질이야 우리나라를 따라오지는 못하지만 냉동육도 아니고 그날 잡은 신선한 생육이니 신선하고 맛이 좋다.


이 때문일까 우띠로 이사 온 후로는 닭고기보다는 쇠고기를 먹는다. 지난 2년간 뉴델리 쪽에 살면서 못 먹었던 쇠고기를 한꺼번에 먹는다 싶을 정도다. 그동안 쇠고기를 못 먹은 이유도 있겠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닭고기에 질린 면도 있다. 인도에서 첫 해를 보내면서 고기는 오로지 닭고기만 먹었다. 자주는 아니고 일주일에 한두 번이었지만 일 년을 먹고 나니 이제 닭고기가 더 이상 고기로 느껴지지 않았다. 인도 채식주의자들 중 일부가 닭고기를 채소로 여기는 태도가 이해될 정도였으니 닭고기에 많이 질린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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