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일상이 되다 보니 여러 것들을 커피에 비유한다. 한국에서야 어디든 카페가 있어 더위를 피할 겸 종종 들려 커피를 마시지만 인도에서는 그런 카페들이 없어서 집에서 직접 커피를 내려 먹기도 하고 뽑아 먹기도 했다.
문득 커피 파우더와 물 그리고 뜨거운 불이 성경말씀과 삶 그리고 성령의 은혜를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삶이라는 물이 성경 말씀이라는 커피를 성령의 열기를 통해 통과하는 것이 말씀 해석이지 않을까?
이렇게 보면 핸드 드립은 여유로운 일상의 성경 묵상이다. 물을 끓이고 적당한 온도로 식혀서 드립퍼에 있는 커피 파우더 위에 천천히 붓는다. 커피 빵이 만들어지면 그 자체가 참 신기하고 재밌다. 일상의 성경 묵상에서 중요한 것은 느린 속도다. 많은 양을 하지 않아도 좋다. 천천히 우리 삶이 말씀을 닿아서 내는 향기부터 묵상은 시작된다.
이에 비해 설교는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를 뽑는 것과 유사하다. 핸드드립용 보다 커피 파우더는 훨씬 분쇄가 많이 된 가는 가루다. 그 가루를 꽉 채우고 마저 꾹꾹 누른다. 나는 이렇게 뽑은 에스프레소로 카페 라떼를 주로 만든다. 우유랑 섞어야 하니 진해야 한다. 설교자가 성경 말씀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것은 그 농도다. 뜨거운 열기와 강한 압력이 있어야 에스프레소를 뽑을 수 있는 것처럼 설교자는 그 성경 해석에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의 삶이 수증기가 되고 그것이 강한 압력으로 말씀을 통과할 때 비로소 에스프레소 같은 설교가 나온다. 그리고 그러한 설교는 에스프레소가 우유 속에 들어가 그 우유맛을 사로잡듯, 우리가 사는 세상의 맛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