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란트(Talent)와 기프트(gift)는 혼용해서 쓰인다. 그래서 우리말로는 둘 다 은사라고 일컫는다. 둘의 공통점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주어졌다는 것이다. 반면에 해당 성경 본문을 통해서 보면 그 차이점이 분명하다.
"각자가 가진 은사가 다르다"라고 말할 때, 은사는 고린도전서 12장에 나오는 기프트에 해당한다. 우리말로 재능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보다 정확히 말하면 "재능"에서 "능"을 뺀 재주에 해당한다. 각자의 재주에 따라 역할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것을 바울은 몸의 비유를 통해 명확히 설명한다.
이에 비해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달란트 비유에서 달란트는 능력의 차이를 들어낸다. 그 비유를 읽으면 세 명 모두 금 달란트를 받았다. 그러나 차이는 그 양에 있다. 그러니 이 비유는 각기 다른 은사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각기 다른 능력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능력에 따라 사역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교훈이다. 결국 주인은 각자 받은 돈의 양(능력치)에 따라서 그 책임을 묻는다.
전자인 은사에 대한 이해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만 능력의 차이인 달란트에 대한 이해는 은사에 대한 이해에 묻혀버린 경향이 있다. 능력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내 능력치가 어느 정도인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쉬운 예를 들어, 내가 목회의 은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다음 질문은 나는 얼마나 많은 교인들을 목회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를 물어야 하는 것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를 시작할 때 후자의 질문이 없이 하나님께서 보내시면 교회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막역한 믿음을 가지는 우를 범한다.
목회자로서의 내 능력치가 50명의 성도라면 그 50명의 성도를 어떻게 섬기고 돌봐야 할지가 좀 더 분명해진다. 그리고 그 50명의 성도가 목회자 한 가정을 재정적으로 충분히 지원해줄 수 없다면 거기에 맞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한편 내 능력치는 50명이라고 생각했는데 성도의 수가 계속 늘어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집을 짓는 사람도 전쟁에 나가는 사람도 다 계획을 세운다. 그것이 지혜다. 하물며 하나님의 집인 교회를 세우고 영적 전쟁인 목회를 하는 데 있어서 그 계획이 없다면 말이 되는가? 그리고 이러한 계획의 처음은 내 달란트의 수를 파악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