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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식 Mar 16. 2023

노인 요셉의 꿈

성경에서 꿈꾸는 자로 유명한 인물이 요셉이다. 요셉이 17세 때 하나님께서 그에게 준 꿈은 그의 나이가 45세가 넘었을 때에 이루어진다. 모세는 이 내용을 창세기 37장에서 마지막 장인 50장까지에 걸쳐서 기록하고 있다. 17세의 요셉의 꿈은 그의 형제들만이 아니라 부모한테까지 조롱을 받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꿈을 이루셔서 그 형제들과 부모를 살리시고 당시 이집트와 인접한 나라들의 많은 사람들도 살리셨다. 나는 십대에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슴이 뜨거웠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십대들에게 요셉의 꿈을 통해 도전을 주곤한다.


이제 내 나이는 그 꿈이 실현되는 것을 보며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제어하지 못했던 요셉의 나이와 비슷하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인도 선교사의 꿈을 주신 때가 18세였다. 그리고 10년 동안의 인도 선교사 일을 사직할 때의 나이가 47세였다. 하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중미 선교사의 꿈이 남아 있다. 지금 진행 중인 한국에서 10년의 사역을 마치고 다시 중미 선교지에서 10년을 마치면 70세가 거의 될 것이다. 이후에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10년 정도 사역하면 모세가 말한 80세 나이가 된다. 이런 계획을 가진 나에게 노인 요셉의 꿈 이야기는 또다시 가슴을 뜨겁게 한다.


"요셉이 그의 아버지의 가족과 함께 애굽에 거주하여 백십 세를 살며 에브라임의 자손 삼대를 보았으며 므낫세의 아들 마길의 아들들도 요셉의 슬하에서 양육되었더라"(창 50:22,23절)


"요셉이 그의 아버지의 가족과 함께 애굽에 거주하여 백십 세를 살았다"는 것은 요셉이 17세에 꾼 꿈이 완성되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요셉이 ..... 백십 세를 살며 에브라임의 자손 삼대를 보았으며 므낫세의 아들 마길의 아들들도 요셉의 슬하에서 양육되었더라"는 내용은 17세에 요셉이 꾼 꿈과는 다른 내용이다. 요셉의 이야기는 하나님께서 그에게 17세에 주신 꿈이 이루어진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성경에는 노년의 요셉이 다른 어떤 꿈을 17세 때처럼 꾸었다는 기록이 없다. 그러나 노년의 요셉이 여전히 꿈꾸는 것이 있었다는 쉽게 알 수 있다.


"에브라임의 자손 삼대를 보았으며 므낫세의 아들 마길의 아들들도 요셉의 슬하에서 양육되었더라"


요셉의 에브라임의 자손 삼대를 보았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요셉에게 준 큰 복이다. 성경은 장수를 하며 자손을 4대까지 보는 것이 큰 복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이것은 창세기 15장 16절에 나오는 "네 자손은 사 대 만에 이 땅으로 돌아오리니"라는 말씀 즉,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내용의 성취이기도 하다. 그런데 모세가 여기서 강조하는 또 다른 중요한 내용은 "마길의 아들들도 요셉의 슬하에서 양육되었더라"는 것이다. 요셉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을 알고 있었고 그가 17세에 꾼 꿈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루셨는가에 감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이루시니 나는 잠자코 있자!'라고 하지 않았다. 그는 에브라임의 자손 삼대 뿐만 아니라 므낫세의 아들 마길의 아들들도 슬하에 두고 양육했다.


그렇다면 요셉은 손자들만이 아니라 증손들과 고손들까지 슬하에 두며 어떻게 양육하였을까? 우리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그들에게 신앙을 전수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가 그 자손들에게 힘써 가르쳤을 내용이 그가 그의 형제들에게 말한 내용에 담겨져 있다.


"요셉의 그의 형제들에게 이르되 나는 죽을 것이나 하나님이 당신들을 돌보시고 당신들을 이 땅에서 인도하여 내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신 땅에 이르게 하시리라"(창 52:24)


요셉은 그의 손자들, 증손자들 그리고 고손자들에게 이르기까지 우리를 돌보시는 하나님을 가르쳤을 것이고 그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것을 반드시 이루신다는 믿음을 가르쳤을 것이다. 나는 아직 노인 요셉의 나이는 아니지만 아들이 성년이 되어서 군대에 갈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벌써부터 내 자녀들만이 아니라 그 자녀들의 자녀들까지 신앙을 가르쳐야 한다는 꿈을 꾸고 있다. 이로써 나는 죽는 날까지 꿈을 꾸는 자가 되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급격히 노령화 되었고 한국 교회는 더더욱 빠르게 노령화되었다. 내 부모님들은 모두 돌아가셨지만 내 친구들의 부모님은 70대와 80대의 연배가 되셨다. 인도에서 들어와 고향에서 6개월 정도 머물 때 고향 교회에서 내가 신앙생활 할 때의 어른들이 이제 모두 노인들이 되신 것을 보았다. 10여년 인도에 살다 돌아온 지금의 도시 거리에는 전에 보이던 젊은 부부와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 사라지고 노인들의 모습이 눈에 더 잘 띈다. 나는 한국 교회가 이러한 노인들에게 노인 요셉의 꿈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소원이기도 하다. 내 자녀들과 그 자녀들의 자녀들이 예수님을 잘 믿는 것이 그분들의 가장 큰 소원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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