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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식PM Oct 11. 2022

캠핑은 장비빨(?)이다.

개미지옥같은 취미의 세계

캠핑에 빠져 지낸 적이 있었다. 갑갑한 코로나 시기, 캠핑을 탈출구로 생각했던 것 같다. 지인들과 의기투합하여 많이도 다녔다. 즐거웠다.


캠핑에 호의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의아할 것이다. '대체 왜 돈 내고 생고생을 하지?' 나도 원래는 그랬다. 실제로 일이 많다. 텐트 치기, 집기 세팅, 고기 굽기, 설거지... 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이다.


그러나 캠핑에는 알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아이는 자연에서 친구들과 새로운 경험을 하고, 어른들은 맥주를 마시며 시답잖은 대화를 나눴다. 밤이 되면 불멍을 하고, 불편한 잠자리에서 잠을 설친다. 집에 오면 피곤하지만, 다음에는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 나 자신이 어이없었다.


나는 다른 것보다,

캠핑을 가서 몸을 움직이면,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좋아했다.

글을 과거형으로 쓴 이유가 있다. 지금은 캠핑을 다니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더 이상 캠핑을 원하지 않아, 모든 장비를 처분하고 캠핑을 접었다.


나는 캠핑 대신, 스트레스를 해소할 다른 방법으로 운동을 선택했다. 효과가 더 높았다. 평일에도 할 수 있었고, 점점 건강해졌다. 뭔가를 살 필요도 없어졌다.


캠핑은 많이 가봐야 한 달에 한두 번. 캠핑 가는 날이 아니면? 나는 쇼핑을 했다. 영상과 커뮤니티에서 좋다는 장비와 아이템을 찾아다녔다. '언니 베개' 산다고 트레이더스 투어를 하고, 웨건 상판 공동구매 날을 기다리고, 난로 구하려고 광클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황당한 짓들을 맹목적으로 했다.


돌이켜보면
나는 캠핑을 좋아했던 것이 아니라,
그저 소비 중독이었던 것 같다.

캠핑 구력(?)이 오래된 사람들은 미니멀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야외의 불편함을 받아들이고, 소박한 장비로 자연을 즐기는 것이다. 반면에 나는 쾌적하고 편리한 멋진 집을 짓기 위해 노력한 건축가였다.




취미를 가지는 것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요즘 보면, 활동의 취지와 무색하게 장비 빨(?) 경쟁이 되는 취미가 많아 보인다. 장비부터 풀세팅하고 시작하려는 사람이 많다. 이러다가는 한도 끝도 없다.


(나 포함) 모두가 취미의 본질을 생각해보며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 중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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