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할 수 있다!
오늘까지 딱 15일,
매일 아침 30분 이상 운동했다.
한국에서는 주로 저녁에 운동을 하곤 했다. 아침에 일어나는 일도 힘들었지만, 아이가 등교한 이후 출근까지 남은 시간이 꿀같았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며 느긋하게 책도 읽고 글도 쓰는 시간이 참으로 힐링이었다.
그런데 싱가포르 생활 중인 지금은 그 시간이 사라졌다. 한국보다 한 시간 느린 시차 탓에, 나는 9시에 출근해야 한다. 이래저래 여유 시간이 없다.
한국에서는 공복 운동을 위해 저녁을 먹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타향살이 중인 지금은, 가족과 한 끼 식사가 경건한 의식과도 같아서 그럴 수 없다. 저녁을 먹으면 조깅이나 헬스는 어렵다. 걷기는 가능하지만 효율이 낮다.
이래저래 핑계만 늘고, 운동을 안 하다 보니 금방 나태해졌다. 좋은 습관은 들이기 어렵지만, 나쁜 버릇은 달콤한 법이다. 경각심을 느껴, 미라클 모닝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목표는 '하루 30분 이상 아침 운동'. 난생처음 도전하는 아침 운동이다.
초반 일주일이 고비다.
6시 반에 맞춰놓은 알람이 야속했다. 10분 정도 뒤척인 후에 집을 나섰다. 힘들지만 일단 현관문을 나서기만 하면 90% 이상 성공이다.
싱가포르의 날씨는, 운동인들에게 축복이다. 지금 한국처럼 추웠다면 아침 조깅 결심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감기 걸린다, 호흡기에 나쁘다, 미끄럽다 등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곳은 아침 7시에도 조깅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뛰는 모습을 보면, 절로 동기부여가 된다. 예순 넘어 보이는 할아버지들도 내 앞을 달리고 있다.
미라클 모닝 15일 차,
무엇이 달라졌을까?
1. 조금 건강해진 기분이 든다.
일찍 기상해서 운동까지 하는데 평소보다 더 피곤하진 않다. 오히려 덜 졸리다는 느낌? 평소보다 일찍 자는 것도 아닌데 신기하다.
2. 잠이 완전히 깬 상태로 일과를 시작할 수 있다.
운동 후 샤워하면, 커피가 필요 없을 정도로 정신이 개운하다. 생각해 보니 요즘 커피를 잘 마시지 않고 있다!
3. 성취감과 자신감
일찍 일어나기, 운동하기라는 목표가 아침 일찍 달성되니 성취감이 있다. 쉽지 않은 루틴을 클리어해 가며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마음 말이다.
꼭 아침이 아니더라도 좋다. 삶에서 원인 모를 답답함, 매너리즘이 느껴진다면 운동화를 신고 뛰어보자. 스트레스는 저절로 풀리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