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이 시작되는 첫 날이 주는 설렘과 기대는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없다. 초등학교 입학 시기까지 시계열을 늘려놓고나면 새학년도를 맞이한지가 30년이 넘어가지만 그 느낌은 여전하다.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교직에 머무른 시간이 길어지면서 불확실함이 주는 불안이 커졌다고 해야 할까.
여기서 말하는 '불확실함'이란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과 비슷한 맥락이다. 예전에 어느 책에선가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이란 내용을 본적이 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다고? 어떻게? 말이 돼?'
하겠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냉장고 문을 연다. 코끼리를 넣는다. 문을 닫는다. 끝.
말은 된다. 하지만 말 뒤에 숨어있는 수많은 문제와 해결 프로세스를 생각한다면, 반의 반의 그 반의 반만 인지하더라도 절대 내놓을 수 없는 답이다.
경력이 쌓일수록, 내가 맡고 있는 업무의 스펙트럼이 넓을수록 신경써야 할 범위가 넘어진다. 혹시 실수를 하더라도, 미처 준비를 못하더라도 그냥 넘어가던 그 범주와는 다른 세계가 있다. 나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닌 다수에게 불편함을 주거나 시간을 앗아가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건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한 담당자와 담당자를 매니징하지 못한 관리자의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새학기 시작 몇 일 전부터 압박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떤 미션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눈에 보이지만 혹시나 알아차리지 못한 변수가 있을까봐, 믿는 돌다리라고 생각했는데 돌다리 위에 이끼가 있는것은 은 아닐까 하며 의심의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러면 불확실함이 찾아오고 '불안'과 '스트레스'가 뒤에 있다.
흥미로운 것은 불확실하면 내가 더 신경써야 하고 몸을 움직여야하기에 나태함과 무기력을 자연스레 털어낼 낼수 있다는 점이다. 신경쓰이는 것이 있고 해야할 과업이 있을때 오히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영어 연습이나 독서도, 글쓰기마저도 잘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모든 미션을 끝낸 후 한잔 먹는 맥주나 막걸리의 맛은 어떻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새로운 곳에 가서 새벽 수영을 마치고 오늘 해야 할 미션 중 1단계를 끝냈어 하며 차를 타고 출근하는데 'Can't Stop the feeling'노래가 딱!
출발이 좋아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