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이야기다。
강화도로 ‘아빠 어디 가’ 캠핑을 다녀왔다。 목요일에 야근을 하고 들어와서 밤 12시까지 짐을 싸고 캠핑을 떠나는 금요일이 되었다。 오후에 조퇴를 하고 돌아오면 바로 애들을 챙겨서 목적지인 강화도 캠핑장으로 떠나야 했기에 오전부터 맘이 급했다。 그런데 오전 11시경에 평소에 자주 연락을 하지 않던 광주에 거주하는 사촌이 전화를 걸어왔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역시나 그랬다。 광주에 계신 고모부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한 달 넘게 아빠 어디 가 캠핑을 기다렸던 아이들과 오늘 우리 텐트에서 함께 자기로 했던 후배와 후배의 딸이 떠올랐다。 그리고 저 멀리 순천에서부터 불편한 몸을 이끌고 광주 장례식장으로 향하실 아버지의 모습도 보였다。 캠핑도 가야 하고 광주 장례식장도 가야 하는데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친구들과 톡을 주고받고 아버지와 통화를 한 끝에 오늘은 일단 캠핑을 가고 내일 아침 먹고 철수하여 집에 들렀다가 광주에서 아버지를 만나기로 했다。
그렇게 오전이 지나고 오후에 조퇴 후 아이들을 챙겨 강화도로 떠났다。 아빠 셋 그리고 딸 넷이 함께 할 아빠 어디 가 캠핑이다。 내일 아침 먹고 캠핑장을 떠나야 하니 금요일 저녁만큼은 시간 확보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빴다。 그래서 그랬는지 캠핑장에 도착하고 보니 오후에 노브랜드에서 장 보고 셀프 계산대에서 계산을 마무리한 물품을 그곳에 그대로 두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정신에 강화도에서 광주、 순천까지 무사히 다녀올 수 있을까 생각했다。
금요일 저녁은 완벽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모기 같은 벌레마저 없는 깨끗한 강화도 시골에서 아이들과 함께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함께 밥을 먹고 캠프 파이어를 하고 솜사탕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오늘 하루의 고단함이 눈 녹듯 사라졌다。
고된 하루였다 생각하며 애들 재워두고 잠시 밖에 나왔다. 사그라드는 장작을 바라보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봤다。 별이 단 한 개도 없었다。 이상하네 싶었다。 새벽이 되어 그 별이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일기예보에선 토요일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했었는데 금요일 새벽부터 비가 요란하게 내리기 시작했다。
텐트 지붕을 노크하며 내리는 빗소리를 듣는 것은 매력적이다。 바람만 없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