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트로트 가사같지만 오늘은 사랑이 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나에게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는데, 요즘 그 고양이가 조금 아프다. 매년 한두 번씩은 앓는 피부병이라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약을 발라주고 있었는데, 나아지지 않고 더 심해져서 오늘은 병원에 데려갈 생각이다. 눈가 피부에 염증이 생긴 건데 보고만 있어도 아프다. 나에게는 이 고양이가 나 자신과도 같아서 이 아이가 아프다는 생각만으로도 아프다. 사랑이 뭔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건 사실 좀 촌스럽다.
하지만 이렇게 사랑하는 존재가 아프면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이 녀석이 눈을 긁지 못 하게 목에 도넛카라를 씌워 놓고 보고 있으니 너무 안쓰럽다. 캣타워도 올라가지 못 하고 낑낑거리며 엎드려있는 모습도 너무 안쓰러워서 마음이 심란하고 글도 안 써진다. 우리 고양이는 열다섯 살이 다 돼가는 노묘라 이렇게 작은 질환에도 괜히 더 슬프고 불안해진다. 혹시라도 더 아프면 어쩌나, 혹시라도 이 아이마저 떠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 녀석과 함께 키우던 녀석은 재작년에 세상을 떠났다.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보려 했는데 나이가 너무 많고 장기기능 저하가 회복하기 힘들어져 이겨내지 못 했다.
동물은 의료보험이 되지 않아서 치료과정에서 돈도 정말 많이 썼는데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더 써서라도 나을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일까. 무슨 큰 일이 생긴 게 아닌데도 마음이 불안해진다. 진짜 사랑하면 그 존재가 곧 내가 된다. 우리 고양이가 얼른 나아서 다시 뽀송뽀송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