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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치이야기', 기억하며 기다리기

by 김정은

예전에 하치라는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였는데


강아지는 매일 같은 시간에 기차역에서 돌아오는 주인을 기다렸습니다.




주인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뒤

주인의 죽음을 모르는 강아지는 하염없이 기차역에서 그를 기다립니다.

영화를 보며 정말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치의 기다림은 하치가 죽을 때 끝났습니다.

AI가 발달하고 모든 것이 빨리 변하는 시대,

이런 시대에 사람과의 관계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학생을 가르치다보면 정말 재능이 뛰어난 학생도 있습니다. 한 두번만 이야기해도 발전하고

물론 그 학생도 노력하지 않으면 계속 실력이 늘지 않지만 정말 몇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학생들도 있어서 고민도 될 때가 있습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얼마 전 A 학생이 갑자기 실력이 많이 늘었고, 어제 어쩌면 이렇게 안 늘까하던 B학생도 갑자기 많이 늘었습니다.


학생들도 믿고 기다려주면 언젠가 되는구나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가르쳐야겠다

싶었습니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일은 때로는

조심스럽습니다. 작은 실수라도 있지 않게

신경써야하고 녹음실을 빌리고 녹음을 할 때마다 줄을 교체해야하고 피아노 연주자와

호흡을 맞추며 비용적인 문제도 들고 개인적으로 연습도 해야합니다.


큰 수익이 나는 일이 아니지만 해야할거같은

마음이 들어서 다음 달에 브람스 협주곡을 녹음하려고 합니다.


대학 시절 , 그리고 유학 시절에도 일년 아니 그보다 훨씬 오래 공부했었던 곡인데 완벽할때 녹음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살다보면 완벽할 때는 없고 지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나는 왜 음악을 할까 생각을 해봤는데

음악을 좋아하고 행복하기 때문에

또 그 행복을 나누고 싶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연습을 할 때 고독하기도 하고 그런데

음 하나 하나가 맞는지 커피나 차를 음미하듯

천천히 음을 귀기울여 들으며

세상을 잊고 평온한 상태로 몰입을 하며

걱정들을 잊습니다. 그리고

조회수,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연주를 할 수 있다는게 감사하고 기쁩니다.

90세의 카잘스가 6시간씩 연습하며

나는 오늘도 늘고있다고 말했듯

제가 할 수 있는만큼 한 번 더 곡을 반복해봅니다.


비가 많이 오는 하루

빗방울 전주곡을 올려봅니다.


https://m.youtube.com/watch?v=pCx5g4FnAXU&pp=ygUT67mX67Cp7Jq4IOyghOyjvOqzoQ%3D%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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