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마음'이란 단어는 순수 한글 단어로 지금과는 다른 옛말의 모습으로 15세기 문헌부터 등장했다. 당시에는 오늘날과 같은 추상적 마음의 의미뿐 아니라 물리적 신체 기관인 심장의 의미도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16세기 이후로는 심장으로써의 의미는 사용되지 않게 되었고 그 후 조금씩 한글이 정제되면서 그에 맞춰 단어의 형태가 변해오다 18세기에 비로소 현재의 '마음' 단어의 모습으로 정착했다고 한다.
마음은 '네 마음대로 해.', '내 마음이야.', '왜 내 마음을 몰라줘.' 등 일상에서 정말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그러나 막상 마음의 뜻을 정의하려 생각해 보면 의외로 쉽지가 않다.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사람이 본래부터 지닌 성격이나 품성.',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 '사람의 생각, 감정, 기억 따위가 생기거나 자리 잡는 공간이나 위치.' 등으로 나오는데 뭔가 딱 와닿는 정의는 아니라고 느껴진다. 단어를 정의하기 힘든 만큼 일상에서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기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알아보기 어려운 것은 타인의 마음만이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스스로 제어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대로'라는 말은 참 쉽게 사용되지만 정말 말 그대로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내 마음조차 정리가 잘 안 되어 정확히 바라보기 힘든데 어떻게 거기에 맞춰 행동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우리는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을 들여다보기보다는 타인의 마음이 어떠한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더 관심을 보일 때가 많다. 내 마음 그대로 옮기는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여질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 바라보던 타인의 마음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되거나, 타인이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할 때 우리는 서로 충돌하게 되고, 그 충돌들이 무리를 이루게 되면 하나의 사회 문제로 대두되기도 한다.
타인의 마음을 바라보며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우선은 각자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먼저 해보자.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가다 보면 그 마음을 담은 자신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자신의 행동에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타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해시키는 일도 조금은 수월해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레 타인의 마음에 대한 이해도 더딘 속도로나마 조금씩 조금씩 늘어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