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라보듯 타인을 바라볼 수 있을까?
이 작품은 16~17세기 활동한 이탈리아의 화가 카라바조의 '나르키소스'의 구도를 오마주한 작품이다. 나르키소스, 혹은 나르시스, 나르시시스라고 불리는 이는 그리스 신화에 속의 인물로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등장한다.
나르키소스는 강의 신 케피소스와 님프 리리오페 사이에서 태어났다. 리리오페는 아들의 운명을 묻고자 예언자 티레시아스를 찾아갔고,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면 오래 살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파멸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는 예언을 듣게 된다. 이후 인간은 물론 신까지 매료시키는 아름다움을 가진 청년으로 자라났다.
수많은 인간과 신들이 그와의 사랑을 바랐으나 나르키소스는 언제나 차갑게 반응했다. 그에게 많은 이들이 사랑의 상처를 받았고 그 절망은 분노가 되어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에게 닿게 되었다. 네메시스는 나르키소스를 연못에 비친 자기 모습을 사랑하게 만들었고, 나르키소스는 연못 속 자신의 모습을 쫓다가 결국 불가능한 자신과의 사랑을 갈망하며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다. 이 신화는 후에 자기애를 뜻하는 '나르시스' 단어의 기원이 되었다.
자기애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감정이다. 자존감을 키우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고 자아 발전에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만 자기애가 과도해 지면 자기중심적 행동들을 하게 되고 타인의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리고 공감 능력을 잃어 타인의 감정을 경시하게 되며 착취적 관계를 만들어 인간관계의 불평등을 초래한다. 자신에 대한 평가는 지나치게 관대하고 타인에 대한 평가는 과도하게 엄격하다. 이렇게 과한 자기애는 관계를 피상적으로 만들며 타인과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기 어렵게 만들어 결국 스스로를 고립되게 만든다.
'나를 바라보는 법' 작품은 서로가 다른 모습을 한, 두 사람이 서로를 투영된 이미지, 즉 또 다른 나를 바라보는 것처럼 표현하여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타인을 응시하는 모습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인간은 혼자서는 절대 살 수 없는 동물이다. 그렇기에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타인에 대한 존중 역시 중요하다. 타인을 바라볼 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과 동등한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도록 노력해 보자. 그러면 적어도 나르키소스처럼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