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넘어야 생존할 수 있는 사회
현대 사회는 끊임없는 경쟁의 장으로 변모했다. 개인은 생존을 위해서, 혹은 더 나은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 타인과 비교되고 평가되며, 끝없는 경쟁에 내몰린다. 이러한 경쟁은 단순히 개인의 발전을 위한 동기가 아니라, 남을 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박적 구조 속에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과잉 경쟁의 원인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효율성과 성과 중심주의에서 비롯된다. 학교에서의 성적, 직장에서의 실적, 사회적 지위와 재산 축적은 곧 개인의 가치와 동일시된다. 결과적으로 경쟁은 개인의 자율적 성장이나 공동체적 조화를 촉진하기보다, 서로를 끊임없이 제쳐야만 하는 생존 본능으로 왜곡된다. 그로 인해 협력보다는 배제와 차별이 강화되고, 타인의 실패가 곧 자신의 안도감으로 전락하는 부정적 현상이 나타난다.
작품 '멀리뛰기'는 이러한 현실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작품 속에는 한 인물이 멀리 뛰어오르며, 바닥에 누워 있는 다른 인물들을 넘어가려는 듯한 장면이 포착되어 있다. 아무런 의지 없이 누워있는 인물들은 사회 속 경쟁자들이 개별적 존재로 존중받지 못하고 단순한 장애물로 전락하는 모습을 상징한다. 점프하는 인물은 도약의 순간에 있지만 그 행위 자체가 자유로움이나 희망이 아닌, 남을 넘어가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생존의 의지를 담은 긴장된 도약임을 보여준다. 이 모습은 현대인의 삶이 어떻게 경쟁 본능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극명히 드러낸다.
그러나 이 작품이 단순히 경쟁의 비극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경쟁은 인간 사회가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이며, 그 안에서 문제는 '지나친 과잉'에 있다. 우리는 경쟁을 통해 발전을 이루지만, 동시에 그 경쟁이 타인의 존재를 무가치하게 만드는 순간, 사회 전체는 소모적 구조에 빠진다. 따라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경쟁의 목적을 정립하는 데 있다. 남을 넘어서는 것이 아닌, 서로와 함께 도약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때 경쟁은 건강한 성장의 자극이 될 수 있다.
이 작품은 남을 뛰어넘는 행위에 몰두하는 현대인의 초상을 통해, 우리가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을 제기한다. 진정한 도약은 타인을 밝고 넘어설 때 이루어지는가, 아니면 각 개인이 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함께 나아갈 때 가능해지는가? 이 질문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과잉 경쟁 사회를 성찰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