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센스>
'퍼펙트 센스'를 감상했다. 얼마만의 휴식과 여유인지 모르겠다. 코로나로 인해 업무에 변동이 많아서인지 머리에 쥐가 날 것만 같았다. '감염'에 관한 영화이다. 오래전에 이미 감상한 영화다. 지난 시간의 감상은 '답답함'이었다. 원인모를 전염병으로 인해,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일상을 보내게 된다. 혼란스러웠던 일상은 다시 안정되고 사람들은 변화된 일상에 발맞추어 생활양식을 바꾼다.
영화 속 감염 증상은 이렇다. 전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갑자기 산발적으로 울분을 토한다. 이런 극단적인 감정의 표출이 끝나면, 사람들은 후각을 잃게 된다. 전염이 시작된 근원지와 연계성을 찾지 못한 채,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감염된다. 요리사인 마이클은 전염병에 대해 연구하는 과학자 수잔과 거리에서 우연히 담소를 나누나다가 자신이 일하는 식당에서 그녀에게 식사를 대접한다. 수잔은 식사 도중 전염병에 감염되고 잘 알지 못하는 마이클에게 지난 상실감에 대해 슬픔을 토로하며 몸을 추스르지 못하고 감염 증상을 보인다. 마이클은 수잔을 부축하던 중, 자신도 수잔으로부터 감염된다. 그리고 이 어처구니없는 감염 증상들이 끊임없이 변이 되고, 사람들은 오감을 하나씩 잃어가게 된다.
영화 속 비현실적인 줄거리와 장면들이 지금은 코로나와 같은 현실이 되어 반년이 다 되도록 지속되고 있다. 마스크를 반나절 동안 착용하며, 업무를 보니, 하지도 않던 실수를 종종 하고 있다. 나 또한 변해버린 상황에 적응하려고 부단히 노력 중이다.
감영 경보가 내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연구실에서 방독면을 착용하지 않고 계속 연구하는 영화 속 장면들이 눈에 거슬렸다. 정작, 당시에는 어떠한 어색함도 못 느꼈는데.
대기업의 무리한 제품 개발로 수질오염을 초래했고, 오염된 수질에 접촉된 사람들은 중추신경계가 손상되어 오감을 하나씩 잃어가게 된 것이라며 영화 중간, 감독은 감염의 원인을 설명해준다.
팬데믹 쇼크에 관한 유튜브를 종종 본다. 학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이다 보니, 코로나의 변화를 침투적으로 느낀다. 월세, 학원 스케줄, 프로그램 변동, 인원변동, 앞으로의 계획, 갑작스러운 교육기업의 의뢰로 미술교육영상의 진행자가 되어 4월부터 촬영을 하고 있다. 교육영상 속 진행자는 새해 계획에 전혀 없던 것이었다. 김미경 강사의 유튜브에 초청된 UNCONTACT를 쓴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씨는 코로나가 끝나도 UNCONTACT 시대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학벌이 아닌 자신의 실력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온다. 사실상, 이미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본의 아니게 재택근무를 하면서, 이점을 보았다. 인맥 활용과 권위를 과시했던 사회적인 만남은 축소될 것이다. tvn 채널에 방영됐던 팬 데믹 쇼크 프로그램의 한 패널은 이 코로나 시대 이후로 사회적 접촉이 적어질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교육방법은 독서라고 하였다. UNCONTACT 상태에서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하였다.
아동미술교육을 하고 있는 나이다. 야광 물감을 칠한 과자뽑기 게임기를 블랙라이트와 미러볼을 켜고 감상하는 수업시간을 가졌다. 잠시라도 환상의 세계에 있을 수 있도록. 조그마한 얼굴에 마스크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제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려운 더운 폭염이 올 텐데. 그전에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지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