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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예예 Aug 22. 2022

회사에 가만 앉아 있기도 싫을 때

오 나의 짜릿한 도서관


찌뿌둥.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찌뿌둥한 순간이 찾아온다. 커피타임을 갖거나 수다를 떨어서 해결될 상태가 아닌 느낌.  안에 환기가 필요한 순간. 영혼에도 공기청정기를 쐐서 맑아질  있다면,  역할은 책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럴 때 나는 사내 도서관으로 향한다. 선택지는  가지다. 오프라인으로 도서관을 가거나, 온라인으로 도서관 페이지에 접속하거나. 모두 도서관이지만 완전히 다른 성격의 장소다. 오프라인 도서관은 평안을 주는 안식처, 온라인 도서관은 내적 댄스의 장이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전혀 티가 나지 않는  또한 짜릿하다. 나만의 회사 도서관 활용법을 소개한다.


오프라인 도서관: 느긋하게 즐기는 해방감

회사 도서관은 12층에 있다. 회사 꼭대기 층이다. 가장 높은 층이면서 전면 유리로 되어 있어 개방감이 있고, 가운데는 풀내음을 맡을  있는 정원이 있다. 모여 앉을  있는 공간도 곳곳에 있고, 혼자 편안하게 독서를 즐길  있는 의자들도 창가에 배치되어 있다. 도서관 의자 브랜드를 묻는 질문이 사내 게시판에 올라올 정도로 편안한 의자들이 종류별로 구비되어 있어서 그날의 기분에 따라 의자를 골라 앉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다. 혼자 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면 주로 한국 에세이 책장  창가에 있는 1인용 라운지체어에 앉는다. 부드러운 촉감의 쿠션을 안고 하늘을 보거나 핸드폰을 만지거나 책을 본다.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평소 일하는 공간을 벗어나서 하늘을 보고, 책상 의자 대신 라운지체어에 기대어 앉고, 느긋함을 즐기면 그뿐이다. 트인 시야, 책장으로 가득  아늑한 공간 속에서 긴장을 풀고 새로운 에너지를 채운다. 주변 공기를 바꾸는 기분이랄까. 사무실 의자에 녹아내리듯 앉아 의미 없는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는 것보다 도서관에서 10 정도 가만히 쉬는   회복된다.

커피 한잔과 책

온라인 도서관: 설렘과 광분(?)

 번째 방법이 오프라인이라면  번째 방법은 재택근무 시에도 가능한 온라인이다.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재밌는   있냐고  수도 있지만, 나름의 깜찍한 활용법들이 있다. 우선 도서관 페이지에 접속한다. 메인화면에는 따끈한 신간들이 소개되어 있다. 찬찬히 신간들을 살펴보며 읽고 싶은 책들을 예약한다. 예약 순위가 5순위를 넘어가면 어느  깜짝 선물처럼 읽을  있을  같아서 설레고, 2순위쯤 되면  신간을 만날 생각에 설렌다. 기다릴 거리를 만드는  설레는 일이다. 그러고 나서 이제 최근에 읽었던(옛날이라도 좋다.) 책들을 검색해보고, 댓글 평을 남기기 시작한다. 댓글 평은 별점+댓글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분량에 제한이 없어서 아주 짧게  문장만 써도 되고, 주절주절 5 문장 이상을 남길 수도 있다.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떠올리면서  책의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면 흥이 난다. 입을 씰룩거리고 몸을 살짝  뒤로 흔들 정도로 흥을 감추기 어렵다. 그리고  흥겨움은 에너지 회복에 아주  도움이 된다! 좋아하는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게다가  댓글이 누군가가  책을 읽기로 결정하는데 도움이  수도 있으니 보람은 덤이다.


내가 바로 도서관 왕

그리고 이렇게 1년을 살면 뜻밖의 선물이 있다! 회사 도서관은 매년 대출왕, 댓글왕을 선정해서 도서문화상품권을 선물로 준다. 2021 라이브러리 어워드에서 나는 평가 (2) 수상했다. 생각지 못한 선물이라 깜짝 놀라서 행복하기도 했고, 즐겁게 참여했는데 선물을 받게 되어 기뻤다. 도서관이 이렇게 나를 길들이고 있는 걸까.


다시 도서관으로

올해는 책도 별로 못 읽고, 댓글 평도 많이 못 남겼지만 여전히 도서관과 도서관 페이지를 찾고 있다.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회사에 많은 복지시설과 정책이 있는데 내게 그중 도서관은 아마 5순위 안에는 들지 않을까. 쓰다 보니 도서관에 가고 싶어 진다. 내일 아침은 도서관에 들러볼까. 생각만 해도 평화롭다. 사랑해 도서관!


정말로 아침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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