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8차선 도로를 가로질러야 한다

by 박천희

이사를 하게 되면서 출근길이 달라졌다. 이전 집은 출근길에 중랑천을 다리로 지나갔는데 중랑천 강물이 햇빛에 반짝이면서 아름다웠던 날들이 있었다. 출근길이 바빠서 오래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출근은 안 했으면 더 오래 볼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출근을 하니 이른 아침에 강물이 햇빛에 반사되는 이 장면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출근이 참 감사해지기는 커녕 여전히 출근은 싫었다. 세상에 출근이 좋은 사람이 있을까? 회장님은 출근을 좋아하실까?


예전 출근길에서는 아름다운 중랑천을 볼 수 있었지만 내가 타는 역의 지하철은 지선이라 배차 간격이 길었다. 배차가 많은 아침 출근 시간대이지만 배차 간격이 10분이나 되었다. 원하는 시간의 지하철을 간발의 차이로 놓치면 지하철역에서 10분을 기다려야 했다. 덤으로 지각도 했고.


새로운 집의 출근길 옆에는 8차선 도로가 있다. 출근길이라 차량도 많다. 이 큰 도로 옆을 걷다 보니 자연스레 매연을 마시게 된다. 매연을 마시는 게 매일 쌓이면 건강에 나쁘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이전 집의 출근길은 공기가 참 좋았던 것 같다. (그 사실을 매연을 맡는 출근길을 걷게 되니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길을 택할 수 없다. 8차선 도로 옆의 길로 가는 게 출근길의 최단 시간 경로이기 때문이다. 나의 아침 출근길은 항상 바쁘기 때문에 느린 길로는 갈 수가 없다.


언제부턴가 잠을 자다가 새벽에 계속 깨면서 뒤척이고 있다. 안 그런 날도 있긴 하지만. 어제는 유난히 많이 뒤척였던 것 같다. 어제 꿈은 별로 좋지 않았다. 나는 사람들이 많은 무리의 모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사람이 많으면 모두와 친해져야 할 것 같은, 모두에게 말을 걸어야 할 것 같은 강박이 있다. 어제 꿈에도 많은 친구들을 만나는 모임에 나갔는데 모든 친구들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는 분위기를 풀기 위해 얘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보기도 했으나 침묵의 분위기는 여전했다.


꿈은 참 이상하다. 평소에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걱정거리가 꿈에서 나타나곤 한다. 이런 꿈을 꾸면 그래 내가 이런 컴플렉스가 있었지 하게 된다. 컴플렉스를 어떻게 극복할 순 없을까?


아니 컴플렉스는 둘째치고 새벽에 안 깼으면 좋겠다 제발. 새벽에 깨는 것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지만 여러 번 깨면서 뒤척일 때가 너무 고통스럽다. 더 자고 싶은데 잠은 안 들고. 이번에 수면다원검사 가격이 싸졌다는데 그걸 한 번 받아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