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네버엔딩 블라블라 - 도넛

사라진 이름들과 기억의 층

by 전학사

도넛


늘 사람들은 새로움을 좋아한다.


도넛도 마찬가지다.


동그란 구멍이 뚫린 말랑 통통한 이 빵은

도나스, 도너츠, 도넛으로 변모해 왔다.


도나스는 시장에서

도너츠는 아메리카노 커피와 함께

도넛은 신상 박스와 담겨 온다.


도넛 박스를 열어 보면,

가지각색 크림과 토핑이

상상을 너머 꾸며져 있다.

‘우와’하는 탄성이 손에 집어 들면,

‘이야’하는 감탄이 입안에 터진다.


하지만

내 어린 시절은 도나스에,

내 청춘은 도너츠에 머물러 있다.


떠올리고 싶지만,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해진,

그때 맛을

여전히 찾고 싶다.


설탕보다 먼저 묻어나는 건

세월의 감각이고,

토핑보다 두터운 건

기억의 층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홉스 리바이어던(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