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
일요일에 라스베가스에서 남편 친구가 결혼을 한다. 남편의 친한 친구이기도 하고 우리 결혼식때 나를 만취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한 그 친구의 결혼을 축하하러 우리는 아이들과 오늘 라스베가스로 간다. 여자친구라고 우리에게 소개한 여자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그 친구가 어떤 여자랑 결혼하게 되는지도 무척 궁금하다.
우리가 결혼한다고 했을 때 남편 친구 하나가 남편에게 도대체 왜 이렇게 일찍 결혼을 하는 거냐고 물었다고 했다. 혹시 내 비자 때문에 결혼을 서두르는 거냐는 질문과 함께. 남편은 친구에게 날 사랑해서 결혼한다고 대답했다고 나한테 얘기해줬다. 그 친구는 우리를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때 우리는 만 나이로 스물 넷이었으니까.
일요일에 결혼하는 남편의 친구에게 페이스북 메세지로 왜 결혼을 하는거냐고 내가 물었다. 남편 친구는 오히려 나보고 왜 결혼했냐고 되물었다. 나는 남편이 결혼하자고 해서 했다며 ㅋㅋ거렸고 남편과 남편 친구는 여자들이 남자들을 청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면서 더이상 나와 메세지를 주고받지 않았다.
내가 결혼한다고 친한 친구에게 이야기 했을 때 친구가 왜냐고 물었다. 나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남편과 헤어질 수 없어서 결혼하는거라고 생각했다. 계속될 사랑을 기대하면서 청혼한 남자와 다가올 비극을 막기 위해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자. 하지만 지금 이 시간의 기분에 따라 지난 시간 속 우리의 마음을 다르게 기억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안다.
신혼부부에게 심술궂은 얘기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나는 다짐한다. 애 하나만 낳아봐, 같은. 내 결혼생활이 불행한 것도 아니고 남편이랑 사이가 특별히 나쁜 것도 아닌데 결혼식에, 특히 동갑친구의 결혼식에 가면 내 마음은 축하와 축복만으로 가득하지 않다. 어쩌면 내가 결혼도 부부도 아기도 새 것일 때 얼마나 좋은지 알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내가 남편을 처음부터 다시 사랑할 수도, 아이들을 다시 또 한 번 낳을 수도 없는거니까. 그래도 모두들 결혼하는 걸 보니 우리가 일등으로 결혼한 게 더이상 부끄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