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류연재

집에 가고 싶어

by 준혜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뭐라고 이렇게 사람들이 무서워하는지 모르겠어, 멍청하게. 딸아이가 친구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 아이는 지금껏 아이답게 컸다. 그런 아이에게 내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줘야하나 고민스러웠다. 나도 얼마 전까지 코로나에 걸리면 아프고 나으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 왜냐하면 우리집에는 심하게 아파본 사람이 없고, 나이 든 우리 부모님은 한국에서, 캐나다에서 안전하니까. 앞으로도 우리집에는 아무 일이 없을거야. 여태까지 그랬으니까. 그리고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코로나에 걸린 사람은 하나도 없어. 나는 아이에게 말할 수 없는 속마음을 구별할 줄 아는 정도로만 어른이 되었다.

병원에 이미 입원해 있는 환자와 병원으로 새로 밀려드는 코로나 환자, 그리고 의사와 간호사가 코로나에 걸리면 환자를 돌볼 수 없으니 코로나 환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일할 수 있는 의사와 간호사가 줄어들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아이에게 우리는 우리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서 코로나에 걸리지 않게 조심해야한다고 말했다. 이게 정말 내 진심인가 의심하는 마음으로도 아이에게 정확히 달려가는 말이었다.

집을 떠나 다시 외국 생활을 시작하는 기분이다. 나 하나로도 살기 버겁던 그 시절, 나는 집에 돌아갈 날을 마음 속으로 자주 그리며 버텼는데 그러다 결국 내가 있던 그 자리를 집으로 만들어버렸다. 모두가 이 세상의 이방인이 되어버린 지금 이 자리도 언젠가는 우리의 집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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