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ed Enabler Dec 12. 2021

2. 엄마가 다 들어줄게!

2학년 2학기 들어서 부쩍 온 전화는

 '웁니다'


였다. 에구... 2학년인데 어린아이처럼 모두 보는 시간에 이렇게 자주 울다니, 겁 많은 부모로서 많이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운다는 소식은 아이가 걸쳐있는 모든 곳에서 오는 것은 다행히 혹은 이상하게도 아니었다. 아이의 학교와 학원 중 연락 오는 곳과 그런 연락 오지 않는 곳 두 군데로 나누어지는 것  잘 구분됐다.


운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것이 습관이 되어 3학년까지 이어지는 것이 그리고, 그 이상의 내 머릿속의 상상들이 두려웠던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다.


1. 아이와 울었던 하루 돌아보기

저녁이 되면 '학교는 어땠니, 울었니?'

'울었다면 이유가 무엇이니?'

'네가 울었을 때 선생님은 어떠셨을까'

'울어서 해결이 되었니?'

'다음에 어떻게 해보고 싶니?'


2. 잠들기 전 세 가지 나누기

'오늘의 너의 마음은 어땠어?'

'오늘은 누구의 마음을 생각해볼래?'

'오늘 새로운 도전 어떤 걸 시도했니?'


3. 울음을 참은 날 사탕주기

일반적 사탕은 아니 된다. 까탈스러운 아드님은 9살이지 5살은 아니다. 검색을 통해 사탕 속에 껌이 들어있는 1타 2피의 아이템을 찾았다!


4. 다양한 바깥활동 하기

아이의 마음을 확장하는 동시에 43년 인생의 위기 활동이지만 확장하자...확장하자...


위의 시도들에는 그렇다 할 이유와 목적이 분명히 있었다.

각 시도들은 별도 에피소드로 써도 충분한 효과도 있었다.


저런 활동들을 한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울었다는 소식을 들려주는 선생님들의 동일한 피드백 때문이었다.


아이가 혼자라 다 요구를 들어줘서 그래요


'정말 그랬나? 아닌데... 난 나름 엄하다는 소리 듣는데?'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아 신경 썼는데!

어떻게든 개선되어야 돼! 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조금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를 꽤 오랫동안 봐오신 선생님께 요새의 아이 상태를 물으니 '그때의 아이들은 감정선이 하루에도 12번 변합니다. 그걸 잘못됐다 하기보단 잘 들어주고, 아이와의 소통이 가능하다 라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그러고 보면 아이의 요구조건을 모두 허락해주지는 않았지만 어떤 일이 생겼을 때, 심지어 잘못에 대한 혼을 낼  때에도 "말해봐라, 너의 말을 들어보겠다"는 말을 할 기회는 그때그때 주었다. 그건 나의 소신이기도 했다.


그것을 수용하진 않아도 아이의 주장을 얘기할 수 있게는 해주었던 것이, 지금 아이가 겪고 있는 사회생활 내의 불편함 혹은 억울함과 이어졌을 수 있겠다 라는 생각과 함께

'잘 울지 않는데요?' 하는 선생님들 역시,

 평소 성향을 보면 일단은 얘기를 들어주시는 분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집 안의 환경 내에서 내 얘기를 누군가 들어주었다가 집 밖에서 내 얘기를 들어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

아이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지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누군가는 '다 겪는 일이고 유난스러울 것도 없다'할 일이다.

그리고 그런 불편함을 통해서 성장한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아이 나름의 이유와 의도를 그 공간에서 들어주는 이가 없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아이에게 주었을 상실감과 슬픔이 울음으로 표현됐다는 것,

단지 그 울음이 문제다!라고 보아졌던 시선들에서,

엄마로서, 그리고 그 시기를 먼저 겪어본 어른으로써 미안함과 남모를 책임감이 슬며시 었다.


어쩌면 나 역시 '울면 안 돼'에 묻혀서 아이의 서러운 마음을 못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충분히 그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 것 같아 후회가 들었다. 


아이고 우리 아들 속상해서 울었구나
왜 속상했누


일단 울었단 소식이 들어오면 그 마음부터 수용하고 인정해보고 하는 마음으로, 처음에는 어김없이,

이렇게 말해줘야지 스스로 다짐해본다.


타인으로부터 마음의 인정...우리는 그것 때문에 기쁘고, 슬프고, 행복하고, 화가 나지 않은가

울음에 행동에 내 마음이 보이지 않는다고, 내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닌 것을...누가 해주겠는 가...

결국은 엄마인 내가 더 열심히 해줘야지.


'선생님이 들어주고 싶으신데 너무 아이들이 많아서 다 듣기 어려우시데. 하지만 마음에 늘 기억하고 있으시데. 그러니 못다 한 말이 있으면 집에 와서 엄마에게 얘기해~ 엄마가 다 들어줄게!'

 

늘 한발 늦는 뒷북치는 엄마지만 오늘도 노력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1. 우리는 정말 리스닝을 하고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