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동 두부마을
적당히 익은 김치에 돼지고기 숭덩숭덩 썰어 넣어 한소끔 끓인 후 두툼한 두부와 대파를 넣고 중 불에 끓여 먹는 김치찌개는 된장찌개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입니다.
김치는 오래전부터 우리네 식탁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찬이 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종류의 김치와 김치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가 발달해왔습니다. 김치찌개 또한 김치로부터 파생한 요리 가운데 하나입니다. 김치는 시간이 지나면 익어가기 시작합니다. 익어가는 김치는 신 맛이 강해집니다. 신 맛이 강한 김치는 돼지고기나 멸치, 참치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끓이면 중성화가 되면서 풍미가 살아납니다.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국물음식을 즐겨먹어 왔습니다. 김치와 국물이 한데 어우러진 김치찌개 역시 가정에서 손쉽게 끓여 먹던 음식이었습니다. 우리 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머니는 겨울이면 항상 가마솥에 김치와 멸치를 넣고 찌개 아닌 국을 끓여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이었으니 돼지고기나 두부 등이 들어간 요즘식의 김치찌개는 언강생심 꿈도 꾸지 못했었습니다.
대신 어머니는 큰 멸치를 듬뿍 넣고 묵은지와 함께 곰국 끓이듯 한솥 단지를 오랫동안 끓이곤 했습니다. 한번 끓이면 며칠씩 먹게되니 당시에는 김칫국을 싫어했지만 그때의 김칫국 맛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껏 먹어왔던 어느 김칫국이나 김치찌개도 그 맛을 흉내 내지 못합니다.
20세기 들어 산업이 발달하면서 외식업 또한 같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늘 끓여먹던 김치찌개도 외식의 한 종류로 자리 잡게 되었고, 이제는 전국적으로 내로라하는 김치찌개 집들이 많습니다.
구로동 거리공원에 있는 두부마을도 김치찌개를 잘 끓이는 식당 중에 한 곳입니다. 이 집에서는 김치와 두부를 이용한 전골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생돼지찌개라는 메뉴가 대표 메뉴입니다.
생돼지찌개는 말 그대로 김치에 생고기를 넣어 끓이는 찌개입니다. 들어가는 고기의 양도 넉넉합니다. 또한 가게에서 직접 만드는 두부를 찌개에 넣어줍니다. 국내산 생고기를 쓰니 고기의 맛이 뛰어나고 두부 역시 흐트러지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고 고소합니다.
김치찌개의 생명은 역시 김치입니다. 김치가 맛없으면 아무리 좋은 부재료를 넣어도 제 맛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김치가 맛있으면 부재료가 적게 들어가더라도 찌개는 제 맛을 냅니다. 또한 김치찌개에 들어가는 김치는 적당히 익은 김치여야합니다. 발효되지 않은 김치로는 김치 본연의 개운하고 깊은맛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 집 역시 김치가 맛있습니다. 거기에 생고기와 직접 만든 두부까지 들어가니 김치찌개의 삼박자를 제대로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가게에 단골손님이 많은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번 들러 생돼지찌개를 맛보고 나면 그 맛이 생각나서 다시 찾게 되기 때문입니다.
맛있는 음식은 보약과 같다고 했습니다. 얼큰하고 시원한 김치찌개 한 그릇으로도 충분히 지친 피로를 풀어낼 수 있습니다. 불현듯 얼큰한 김치찌개가 생각나는 날이면 나는 어김없이 이 집을 찾습니다. 펄펄 끓는 찌개에 밥 한 공기 뚝딱 비워내면 가슴이 시원해지고 후련해집니다. 음식을 먹고서 얻는 만족감은 기분을 좋게 해줍니다. 그러니 맛있는 음식을 먹고 행복을 느낀다면 바로 보약 한 첩 먹은 것과 다름없는 것이지요.
추운 겨울에는 겨울 나름대로, 여름철에는 이열치열로 땀 흘리며 먹어도 좋은 김치찌개는 그래서 더 친숙한 우리의 음식입니다. 얼큰한 김치찌개 한 그릇으로 벌써부터 기승부리는 무더위, 시원스레 날려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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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두부마을(02-854-7337)은 서울 구로동 거리공원 부근에 있다. 구로동 인근에서는 오래전부터 김치찌개 잘 끓이는 집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특히 요리에 들어가는 두부는 가게에서 당일날 직접 만들어 사용하니 더 고소하고 맛이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