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 괴강 할머니 매운탕
속리산에서 발원한 괴강은 소백산맥 줄기따라 남북을 가로지르는 괴산의 대표적 하천입니다. 굽이 굽이 이어지는 소백산맥의 산과 계곡에서 모여든 물줄기는 내를 이루며 강폭을 넓혀갑니다. 강 줄기 따라 수려한 명산이 즐비하게 이어지고 아름다운 풍경은 남한강과 만나는 충주에 이르기까지 이어집니다.
우리나라 강들의 특징은 대표 이름 아래 물줄기가 지나는 지역마다 특색 있는 작은 이름이 있다는 점입니다. 괴강이란 이름도 그와 같습니다.
괴강의 큰 이름은 달천입니다. 속리산에서 시작하여 남한강과 만나는 충주 탄금대 부근까지 이어집니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달천도 작은 이름입니다. 큰 강이 남한강이고, 달천은 그 지류이니까요.
달천강은 속리산 부근에서는 '속리천', 미원면을 지날 때는 '박대천', 청천면에서는 '청천강', 괴산을 지날 때는 '괴강', 충주 달천동에서는 '달래강'으로 불립니다.
작은 강줄기 하나에 무슨 이름이 이렇게 많냐고 하겠지만 지나는 마을마다 그 지역의 특색과 아름다운 풍경을 이름붙여 부르게 된 것이니 외려 더 정감 있어 좋습니다.
달천강은 다행히 오염원이 별로 없습니다. 그 덕에 지금도 강에는 물고기를 비롯한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강을 주 수입원으로 살아가는 사람 또한 많습니다. 괴강에도 그러합니다.
괴강 변에서 매운탕집과 올갱이해장국집을 만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괴산지역의 먹거리 하면 단연 올갱이해장국과 민물매운탕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올갱이는 '대수리', '다슬기', '고동'등 각 지역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그마만큼 우리나라 전역의 하천에서 서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추 등 야채를 넣고 된장을 풀어 끓여내는 올갱이 국은 시원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입니다. 또한 단백질과 비타민 등이 풍부하여 숙취해소와 간 보호에 효과가 뛰어나 오래전부터 즐겨 먹어 온 대표적 향토음식이기도 합니다.
괴강 부근의 민물매운탕은 괴산을 가로지르는 괴강 등에서 잡히는 메기, 빠가사리, 피라미, 모래무지 등 민물고기에 고추장과 각종 야채를 넣어 얼큰하게 끓여내는데 그 맛이 일품입니다. 어떠한 음식이는 재료가 싱싱하면 최소 기본은 한다고 평하는데, 맑은 괴강에서 잡는 물고기를 재료로 사용하니 맛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중에 어머니로부터 50년 대물림하여 내려오고 있는 괴강 매운탕집(오십 년 할머니 집)의 맛은 각별합니다. 괴강교 아래 괴강 변에 있는 이 집은 매운탕의 핵심인 민물고기는 그날 잡힌 분량까지만 팔고 냉동은 절대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 맛을 내는 양념으로 고추장을 쓰는데 일반 고추장이 아닌 직접 담근 보리고추장을 써서 텁텁하지가 않고 개운하며 그래서 국물이 깔끔합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콩나물 조차도 직접 길러 내놓으니 정성 또한 보통이 아닙니다.
메뉴는 간단합니다. 쏘가리 매운탕, 메기 매운탕, 빠가사리 매운탕, 그리고 잡어 매운탕과 조림 등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취향에 따라 맛보면 됩니다.
다만 쏘가리 매운탕은 고기가 귀한 만큼 항상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행히 쏘가리가 그물에 걸린 날과 맞아 맛 볼수 있다면 그것은 행운입니다. 담백함을 좋아한다면 메기매운탕을, 쫄깃한 식감을 좋아한다면 빠가사리 매운탕을 드시면 됩니다.
어린 시절 냇가에서 끓여 먹던 천렵 맛을 떠올리고 싶다면 잡어 매운탕을 드시면 됩니다.
어느 것을 먹어도 이집에서는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50여 년의 세월 동안 익숙해진 손맛이 농축되어 있다 보니 기본 국물의 베이스가 탄탄히 맛을 잡아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거기에 싱싱한 물고기만 사용하니 맛이 뛰어날 수밖에요.
어린 시절을 금강 상류와 섬진강 상류에서 보낸 나로서는 물고기를 잡아 냇가에서 종종 끓여먹던 그 맛과 그 시절을 잊지 못합니다. 그래서 종종 민물 매운탕집을 찾곤 하는데, 그중에 손꼽는 곳이 괴강 변 '할머니 매운탕'집니다.
이곳에 오면 풍경은 내 살던 고향과 다르지만 혀끝으로 와 닿는 음식의 맛은 유년의 시절을 회상하게 해줍니다.
식당 건물은 허름해 보이지만 50여 년의 세월을 이어온 손때 묻은 흔적들이 정겨워 보입니다. 그리고 항상 밝은 표정으로 손님을 마중하며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손맛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장의 모습 또한 참 아름다워 보입니다. by 黃 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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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강 오십 년 할머니 매운탕(043.832.2974)은 괴산 읍내를 지나 매운탕집이 즐비한 19번 국도 구도로변에서 약간 비껴 나 괴강 강가에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지역민들로부터 단골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고, 최근에 방송에도 소개되며 민물고기 매운탕의 대표적인 집으로 각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