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河
가슴으로
허허로운 바람 드는 날이면
썰물 지는 초지진에 가볼 일이다
강물처럼 굽이쳐 내리는 바닷물
비워질 때까지 바라볼 일이다 하여
밤을 지켜내던 등대 저 홀로 아니었음을,
그 발아래 제 몸 다 적시어도
묵묵한 갯바위 그리 있음을
위안할 일이다
가슴으로
먹먹한 챗기오는 날이면
정조 되어 고요한 초지진에 가볼 일이다
멍울처럼 맺혀있는 앓이,
하얗게 드러난 갯벌 속으로
송두리 채 담가볼 일이다 하여
움친 구덩이 속 방게마냥 수면하다
밀물 오고 다시 썰물 내리면
슬며시 따라 흘려보낼 일이다
갈바람 부는 어느 시절
불현듯 초지진 다시 그리워지면
유랑하듯 넉넉히 찾을 일이다 하여
가슴으로 든 바람 누그러 지면
돈대에 올라 여물어질 날들을
소망할 일이다
일렁이던 마음 비워내고
느릿한 걸음으로 머물다 가기를,
여념 없는 노송의 침적 담아내기를
소망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