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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inArt Jan 30. 2022

떡국 대신 라멘 먹는 설날

처음 써보는 먹방 이야기...도쿄 라멘 맛집 3인방 편

한국은 설날이니 떡국에 불고기에 각종 전까지 맛난 음식 사진들이 인스타에 자꾸만 올라온다. 군침 흘리며 사진들을 보니 설 상차림 음식이 간절해진다.

100% 주관적인 도쿄 라멘 맛집 3인방.

1. 교쿠(玉) 라멘 - 니보시(멸치) 라멘의 최고봉

니보시(멸치) 라멘

가츠오 부시 계란밥

가장 좋아하는 라멘집을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교큐 라멘이다. 우선 닭 육수여서 돼지를 삶은 돈코츠보다 길티감이 덜 들어 좋고 잘게 간 멸치가루가 듬뿍 들어있는 개운한 국물이 단연 일품이다. 게다가 면발 또한 매력적인데 수타로 직접 뽑는 약간 두툼하고 평평한 면이 쫄깃쫄깃해서 가는 면을 안 좋아하는 마누라상이 좋아라~한다.

또한 곁들여서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몇 가지 있는데 교자는 평범한 편이어서 밥류를 가끔 함께 먹는다. 특히 흰쌀 위에 가쓰오부시를 잔뜩 얻고 생계란을 올려 특제 간장을 뿌려 먹는 가쓰오 부시 타마고 고항(がつおぶし卵ご飯)과 함께 먹으면 줄어드는 양이 아쉬워 천천히 먹게 되는 훌륭한 조합이된다.

가게 내부의 청결도는 라멘집 치고는 1등급!

시즈오카가 본점으로 도쿄역과 신주쿠를 포함한 15개의 점포가 있는데 나는 집 근처의 타마치점（田町店）을 자주 찾는다.

2. 아자부 라멘 (麻布ラーメン) - 타지에서 설렁탕 없이 사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고마운 곳

시오(소금) 라멘

쇼유(간장) 라멘

일본 전국에서 주민세를 가장 많이 납부하는 곳은 도쿄의 미나토구(港区)라는 곳이고 미나토구의 중심부에 속하는 아자부 주반이라는 부자 동네에만 있는 라멘 체인점이다. 그러나 동네와는 전혀 상관없이 라멘집은 매~우 서민적이다.

완전 걸쭉한 돈코츠 라멘으로 면이 조금 굵은 자가 수타면을 사용한다. 기본 메뉴인 아자부 라멘은 간장, 소금 라멘 두 종류인데 쇼유(간장) 라멘은 걸쭉한 돈코츠 육수를 좀 더 진하게 해 주고, 반대로 시오(소금) 라멘은 돈코츠의 단점인 느끼한 맛을 잡아주어 개인적으로는 쇼유 라멘을 선호 한다.

짭짤하고 진한 돈코츠 국물과 쫄깃한 면발도 좋지만 내가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한국식 숙주볶음과 파를 무제한으로 넣어 먹을 수 있다는 점. 해장이나 술 마실 때나 배고플 때나 전천후인 설렁탕집을 찾기가 쉽지 않은 도쿄에서 허전함을 달래주는 고마운 라멘이다. 게다가 직접 만든 교자와 작은 안줏거리들도 꽤 맛있는 편이다.

지금 집으로 이사 오기 전 아자부 라멘 본점 근처에 3년을 살았는데 마누라상과 둘이 해장하러도 가고 술 마시러도 가곤 하던 정든 라멘집.

단, 라멘집답게 그닥 깨끗하지 않다는 것이 단점인데 아자부 본점은 작년 새로 오픈을 해서 깨끗한 편.

3. 타마치 엣찬 라멘(田町えっちゃんラーメン) - 24시간 영업하는 우리 동네 유일한 해장국집

이곳을 찾는 건 순전히 이른 아침 해장을 위해서다. 코로나 전에는 24시간 영업을 했고 요즘도 아침 7시부터 문을 열어서 이른 아침 속을 풀어야 할 때 찾는 곳이다.

돼지를 삶은 육수이기는 하지만, 돈코츠 국물과는 다르게 맑은 국물이며 면은 수타는 아니지만 나름 식감이 있어 먹을만하다. 전체적으로 맛은 평범하다고 할 수 있지만, 국물이 다른 라멘집에 비해 상당히 뜨겁고 차슈가 기본 6장 정도는 나와서 해장용으로는 꽤 적당한 라멘이다. 단 기름기가 엄청 많은데 주문 시 기름의 양을 보통, 1/2, 없음으로 요청을 할 수 있어서 나는 보통 "아부라 항분데(기름은 반만요)"로 주문을 한다.

생각해보니 마누라상과 부부싸움을 하고 혼자서 주로 찾았던 기억이.... 흠~ 먹을 만은 하지만 자주 가는 일이 없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