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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inArt Apr 09. 2022

아트 페어 도쿄 2022

Public Viewing 1

아트 페어가 끝나기 이틀 전인 토요일, 전시장을 다시 찾았는데 입장이 시작되는 시간에 맞추어 찾았음에도 대기 줄이 있을 정도로 현장이 부산하여 일본 미술 시장의 호황이 느껴진다.

마누라상은 운동하러 보내고 홀로 관람에 나섰으니 지난번 찾지 못하고 찜 해두었던 곳들을 위주로 돌아보았다.


1. GOLD WOOD ART WORKS - 부잣집 도련님 메구루 야마구치가 만든 아티스트 기획사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메구루 야마구치 자신의 회사 홍보관이다. 일본 미술 시장에서 한창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그가 자신을 포함한 아티스트들의 소속사를 만들어 활동 중이다. 뉴욕에 베이스를 둔 골든 우드 아트 워크스라는 소속사로 그동안 어떤 작가들이 소속되었나 궁금하던 차에 반가운 마음으로 부스에 들어섰다.


부잣집 도련님답게 무료 관람이 가능한 Crossing Section의 가장 좋은 장소에 세이브 그룹의 협찬을 받아 대형 부스를 차리고, 입구는 물론 자신의 대형 작품으로 장식했 다. 2~3년 전만 해도 메구루의 작품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자주 접하니 꽤 매력적이다. 우리 부부는 그의 첫 조형 작품 한점을 소장하고있는데 나름 그의 팬이 돼가고 있다.


메구루 야마구치 PROMINENCE NO. 1


한편 이번 부스에는 자신 외 3명의 작가를 선보였는데 그중 한국 작가 한 명이 있어 흥미로웠다. N5BRA이라는 작가명의 작품이 걸렸는데 디지털 아트와 결합한 그라티피의 신장르라고나 할까. 파랑새 증후근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라고는 하는데 요즘 본 비슷한 장르들 그림 중에는 나름 괜찮아 보인다.


작가에 관한 소개 글이 있어 읽어보니 재미난 문구가 있다. " N5BRA  복무 시절을 포함한 그의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들을 동기로 하여 누드를 그리며 작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작가 인스타를 찾아보니 웬만한 연예인 보다 잘 생긴 꽃미남, 남녀노소에게 인기 많게 생겼다.

N5BRA

https://www.instagram.com/n5bra/



골든 우드 작가들 중 다음 작가의 작품들도 인상적이다.


메구루 야마구치의 뉴욕 스튜디오에서 제자로 일하며 그림은 배운 레이 나카니시(Rei Nakanishi)라는 젊은 작가로 네온을 이용한 평면 설치작품을 선보였는데 스승의 필체와 닮은 화폭 위로 흐르는 전자파를 연상시키는 네온 빛의 강렬한 흐름이 보기 좋다.



2. 승자의 여유 - 갤러리 타겟(GALLERY TARGET)

역시 승자는 여유롭다. 팝아트 작가 두 명을 리프리젠트 한 갤러리 타겟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존 컬렉터에게 사전 판매를 완료한 몇 점의 대형 작품을 전시 중이었다. 다른 부스들의 갤러리스트들이 분주히 고객을 응대하는 것과는 달리 디렉터 T 상은 유유자적 테이블에 앉아 노가리를 풀고 있었다.


이곳에는 마누라상과 함께 프리뷰잉날 찾았는데 LY 작가가 직접 나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런데 엄청 귀여운 중년의 여성이다. 동안 아저씨 작가로 알고 있었건만...


두 명의 작가 중 친숙한 LY(리)의 작품(왼쪽)과 히로 스기야마(Hiro Sugoyama)의 작품.

LY의 작품은 나름 매력이 있지만 히로상의 작품은 흠~ 뭔지 모르갰다.




3. 제2의 Back Sideworks를 찾아서 - SH Gallery

잘나가는 Back Sideworks의 계보를 이어 작은 신생 갤러리를 먹여 살릴 작가가 생겨날지?

SH Gallery 예상외로 Back Sideworks 아닌  명의 다른 작가들을 데리고 나왔다.


첫 번째 작가는 야무구치 마사토(YAMAGUCHI MASATO). 일러스트를 기반으로 한 팝아트 작가로 사진으로만 보다 실물을 처음 보니 와~ 정말 별로다. 등장인물이나 기법, 소재 등 Back Sideworks와 다를 것이 없지만, 작품은 유치하고 재미나 매력이 젠젠 없다. Back Sideworks 형아에게 조금 더 그림답게 그리는 방법을 배워보아야할듯.





물론 나의 저급한 안목과는 달리 모든 작품은 빨간 스티커가 자랑스럽게 붙어있다.


에스에이치 갤러리의 다음 작가는 일본 미술 관련 잡지에서 몇 번 접한 적 있는 나카 에리카(Erika Naka)로 젊은 여성 아티스트다.

현대 사회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유명 로고나 주변의 사물들을 반추상으로 형상화하여 유행과 변화, 남는 것과 잊혀지는 것들의 기록을 남긴다는 작가의 콘셉트가 평면 위로 편안하게 잘 옮겨져 보기 좋다. 전시장에는 판매가 완료된 소품 넉 점과 현장 응모가 가능한 에디션 작품 한 점이 전시돼있었는데 기회가 되면 큰 작품 한 점 소장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https://www.instagram.com/u_n_b/




4. TOKYO INTERNATINAL GALLERY

이 작가의 그림을 보면 여러 감정이 섞인 웃음이 피식 나온다. 3년 전 도쿄 예술대학 학생들 전시회에서 이 학생의 작품과 다른 학생 작품을 두고 고민하다가 코니시라고 하는 당시 2학년 학생의 작품을 구매했었다. 그리고 올해 나란히 학교를 졸업한 두 명 중 아래 작품의 주인공인 코모자와 코타오(Kotao Komozawa)는 인기 작가가 되어 아트 페어 도쿄에 솔로 부스를 차리고 내가 소장한 코니시라는 학생은 무명의 졸업생으로 남아있다.


뭐 지금이라도 작품을 컬렉팅하느것이 가능하지만, 그때의 가격을 알고 있기에 쉽게 지갑이 열리지 않는다는. 그냥 당시 "될 떡잎을 알아보았다"로 애써 합리화하며 만족하기.

Kotao Tomozawa

섹시한 미모로도 좋은 작품으로도 인기가 많은 코타오 토모자와, 올해 졸업하면서 각종 상을 싹쓸이하며 인기를 과시했는데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는 젊은 아티스트.

https://www.instagram.com/tkotao/




그래도 난 당시 내가 선택한 코니시의 그림이 훨씬 좋다. 조만간 졸업 축하 저녁을 함 사주기로...




5. MARUEIDO JAPAN - 젊은 천재 화가, 다이지로 하마(DAIJIRO HAMA)

마지막으로 조심스럽게 찾은 부스는 마루에이도 재팬(Marueido Japan)이라는 중견 갤러리다. 그리 유명한 갤러리는 아니지만 어찌 우리 부부와 인연이 되어 이곳에서 넉 점의 작품을 구매하여 친해진 갤러리인데, 조심스럽게 이 곳을 찾은 이유는 "될 떡잎"이라 생각하고 한 점을 소장하게 된 다이지로 하마의 작품이 얼마나 팔렸나 보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대~성공으로 전 작품이 팔려나가고 현장에서 즉석으로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에도 사람이 북적북적~기분이 좋아진 작가가 나보고 가만있어 보라더니 선물까지 그려 주었다.



2년 전 이 친구의 작품을 보고 단번에 천재구나! 생각을 하고 바로 작품을 컬렉팅했다.


네델란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그림을 다른 곳이 아닌 그의 할머니에게서 배웠다. 미술은 학원조차 다녀본 적이 없는 그가 그려내는 그림들을 바라보면 그가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스스로 상상 속의 괴물을 그려낸다는 그의 작품에 "미래 지향적 몽환"이라는 별명을 지어 보았다.


개인전 몇 번 치러보지 않은 무명의 아티스트가 아트 페어 도쿄에서 모든 작품을 팔아 치우며 몇 건의 커미션 워크까지 의뢰를 받았다고 하니 그를 아끼는 컬렉터로서 기쁜 마음을 거듭해 전하며 네델란드로 돌아가기 전 우리 집에서 와인 파티를 하자고 초대를 하였는데 알코올을 입에 대지도 못한다고 한다. 세상에! 이런 영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콜라와 오렌지 주스를 준비해 조만간 작가님을 모셔보기로...

https://www.instagram.com/daijiro.hama/



이상 아트 페어 도쿄 2022 퍼블릭 뷰잉 1편.

마지막 2편은 토모카즈 마츠야마, 유이치 히라코와 돌아온 마키 호소카와 그리고 치오타 시하루의 갤러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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