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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inArt May 04. 2022

GINZA 6, 두 아줌마의 전시회 이야기

시하루 치오타 & 이케부라 레이코 그룹전



사진 - 美術手帖

요렇게 생긴 시하루 치오타 (Chiota Shiharu) 아줌마랑




사진 - 美術手帖

요렇게 생긴 이케부라 레이코 (Reiko Ikebura) 아줌마가 함께





사진 - 美術手帖

베를린에서 모여 맛있는 프랑스산 치즈와 와인을 마시며 수다를 떨기도 하며 놀다가...





사진 - 美術手帖

feel이 잡히면 둘이 함께 그림을 그리기도 해서....





얼마 전 긴자 식스 츠타야 서점 갤러리에서 함께 듀엣 전시회를 열었다는 이야기를 해보자면…



「손안에 품은 우주 - 이케무라 레이코 + 시오타 치하루 」 출간 기념 전시회

치하루 시오타라는 스타 아티스트가 콜라보 작품을 선보인다고 하여 몇 주 전 긴자 식스를 찾았다. 치오타 시하루의 소속 갤러리인 캔지 타키 갤러리(KENJI TAKI GALLERY)와 츠타야 서점이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두 아티스트의 대화를 엮은 책의 출간을 기념하는 전시로 서적과 함께 콜라보 에디션 작품이 발표되었다.


치하루 아줌마야 유명인이니 작품도 이름도 낯익지만, 이케무라 레이코는 생소하여 누군가 했더니만, 일본 미술계에서는 나름 유명한 아티스트다. 스페인세르비아 미술 대학교(La E.S.A.D. de Sevilla)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스위스, 독일 등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영국의 세인스벌리 미술관(Sainsbury Centre), 2019년에는 도쿄의 국립 신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는 회화 겸 조각 작가이다. 



300 x 840 x 600Will of the Universe실, 로프, 돌2021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저 차하루 시오타의 대표 작품인 실을 활용한 대형 설치작이 눈에 띄는데 역시 치오타의 작품은 규모가 있어야 감흥 충만에 제격이다. 


로프 중간에는 작은 돌멩이가 엮어져 있어 명암의 대비와 루프의 탄력을 유지시켜 주고 있었는데 그 사이사이로 늘어선 미세한 실들이 실내 공간에서 발생하는 환기 등에 미세하게 진동을 일으키며 흐느적거리는 모습이 Will of the Universe라는 작품명을 너무나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 고도의 과학기술을 동원하여 우주를 표현한 어떠한 특수 효과 보다도 월등한 우주다움이 고요하게 펼쳐진게 좋아 한참 바라보았다.


루프를 헤집고 작품 속으로 들어가 걸어보면 우주여행을 하는 기분이 나려나? 



전시장에는 두 명 작가의 콜라보 작품 외에도, 이케부라 레이코의 작품이 다수 소개되었다.




이케부라 레이코의 에디션 일곱 개의 사진 작품인데, 가격이 1천5백만 원이 넘어 그녀의 골수팬이 아니고서는 소장하기가 쉽지 않을 듯.





작품은 무게감도 있고 좋아보이긴 했지만 치오타 시하루의 실을 이용한 평면 작품은 약간 오돌 거리는 닭살의 원인 제공을 하는 탓에 개인적으로 오래 바라보게 되지 않는다.

위의 넉 점은 두 명의 콜라보 작품으로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고 실을 붙인 작품들이다. 이중 몇 점은 비매품이고 판매용으로 출품된 작품은 2천3백만 원 정도로 시오타의 works on paper 원화 작품의 프라이머리 마켓 가격 치고는 친절한 가격. 



선판매가 완료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비매품으로 전시된 작품들


사실 독일에서 활동하는 꽤 유명하다는 이케무라 레이코(IKEMURA REIKO)나 사진에 관하여는 아는 바가 없지만, 이 전시를 찾은 이유는 일부 추첨을 통해서 판매하는 두 명 작가의 콜라보 작품을 보기 위한 세속적 목적이다. (치오타야 인기 작가이고 세컨더리 마켓에서 자~알 팔리고 있는 작가이니 이런 발표회에서 한 점 컬렉팅하게 된다면 좋은 투자가 될 것이고 작품성도 좋으니...)


공개된 작품은 아래의 두 작품으로 각각 에디션 30이며 사진 위에 콜라주 기법이 사용되었고 한화 약 5백만 원에 발매되었다.


한점씩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EDITION WORK 1

「Planet in Hands」(30 ed.)

作品サイズ|27.7cm×39.7cm

額装サイズ|38.2cm×50.8cm×3cm

価格|495,000円(税込)




EDITION WORK 2

「Planet in Hands」(30 ed.)

作品サイズ|19cm×25.5cm

額装サイズ|33.1cm×41.6cm×3cm

価格|495,000円(税込)


이런 작품들인데 컬렉팅은 커녕 실망감이 풍겨난다. 우선 작품명의 직설적인 표현과 해석을 의식적으로 실행하려 한다는 느낌이 컸다. 작품명은 [손안의 행성], 실제 작품에는 [손안에 돌]이 올려져 있다. 그리고 그 돌에는 우주나 행성을 연상시키려는 듯 분칠이 돼있다. 그리고 콜라주로 표현된 시오타의 실을 위해 작품에 미세한 구멍이 나있는 것도 눈에 거슬린다. 


마치 "자신의 내면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세요"했더니만 훙부의 해부학 그림을 그려 제출한 그런 느낌이다. 입구에 설치된 웅장한 [우주의 벽] 과는 극을 달리고 있다. 두 스타작가의 콜라보 작품이지만 so what? 이 감상의 결론.


물론 2년의 리세일 금지 기간이 지나면 최소 3배의 값어치는 될 터이고 우선 소장 기회를 주겠다는 큐레이터 K 상의 제안도 충분히 솔깃하지만 맘에 들지 않는 작품을 2년간 집에 걸고 싶지 않아 눈으로 감상하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이렇게 센척하면서 집으로 돌아왔지만 '돈 되는 그림인데 하나 쟁여나야 하나'하는 생각이 아직 남아있던 때에 재미난 걸 하나 발견했다. 

4월 초에 있었던 SBI 라이브 옥션에서 레이코 이케무라의 works on papaer 작품이 한 점 나와 추정가의 1600%를 육박하는 대~박난 가격에 낙찰되었다. 



그간 일본 옥션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던 작가의 작품이 그녀의 전시회 일정과 비슷한 시기에 옥션에 출품되었고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이것만 해도 '요건 뭐지?'할만한데 이때의 긴자 츠타야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두 명의 콜라보전에서 이케무라 레이코의 작품(단독)은 14점 중 한 점을 제외하고는 판매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 '오라~ 요건 뭐지?' 할만한 이야기다. 


현재 전시가 진행 중인 프라이머리 마켓의 최신작을 놔두고 수수료를 내가며 옥션에서 1988년 작품을 구매한다니 아마 위의 작품에 남 모를 사연이 있는 컬렉터일까?


위 작품과는 관계가 있다고 큰 소리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역시 일본 미술 시장에서도 소위 작전은 공공연히 일어난다. 그리고 전략이 먹혀 옥션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작가들도 있고 반대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작가들도 있다. 이 중에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한국 미술 시장으로 수출되어 인기작가로 둔갑된 작가도 있다. (진행형)

나 역시 투자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컬렉터이다 보니 작전을 알아보고 고! 스톱! 을 잘 선택하여야 하겠지만, 왠지 이번 [손안의 돌멩이]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겠다.


작전은 그들의 몫, 투자는 컬렉터의 몫이니 뭐 각자들 알아서 열심히 합시다!라는 교훈을 리마인드 시켜주는 [손안에 품은 우주] 전시회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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