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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inArt Aug 06. 2022

사토루 타무라 "악어가 돌아요"

집구석 아트 컬렉션 중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바빠지는 작품이 있다.


소리, 빛, 냄새, 움직임, 조형미, 시각미등 미술 작품이 줄 수 있는 거의 모든 미적 요소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사토루 타무라라는 작가의 작품으로 전기 코드를 꼽아 놓으면 구리 선이 빛과 소리를 내며 회전하면서 최고의 크리스마스트리가 된다.

Satoru Tamura


Satoru Tamura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2년 전 우연히 찾았던 텐노즈의 MAKI GALLERY에서였다. 그의 작품을 보고는 '기가 찼다' kinetic arts는 여러 번 보아왔지만, 타무라의 작품처럼 실제 불과 빛까지 뿜어내며 움직이는 조형물을, 그것도 섬세하게 계산된 미적 요소까지 겸비한 작품을 접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위대한 키네틱 작가 장 팅겔리, Jean Tinguely 도 사토루 타무라의 작품을 보았다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시샘과 분로를 주체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결국 이날 그의 작품을 처음 보고 넋이 나간 이후 세 번이나 전시장을 다시 찾았고 결국 한 점을 소장하게 되었다.




MAKI GALLERY


일본 최대 규모의 전시실을 가지고 있는 MAKI Gallery에 그를 위한 특별한 공간을 따로 만들어 신비의 대형 작품을 영구 전시하고 있는데 아직(이 당시)까지 그다지 유명세를 타고 있던 작가는 아니었던 그가 모든 화가들의 꿈이라 할 수 있는 뮤지엄 전시를 열어 기쁜 마음으로 발걸음을 했다.


Spinning Crocodiles, Tamura Satoru

도교 국립 신 미술관(The National Art Certer Tokyo), 기획 전시실

2022년 6월 15일 ~ 7월 18일







전시 마지막 날인 지난 월요일에 전시장을 찾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큰 규모와 많은 관람객들에 기분이 좋았다. 전시장에는 무려 1천1백 마리의 악어가 득실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악어들이 저마다의 패턴과 속도로 쉬지 않고 돌고 있는데 각기 다른 소리를 내며 알록달록한 1천1백 마리의 악어들이 떼 지어 춤추는 모습은 뭐랄까? "엔도르핀이 솟아나는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환상의 원더랜드"에 와있는 기분까지는 아니어도 "내 평생 다시 볼 수 없는 진기한 풍경"임은 분명했다.



물론 가장 흥분해있는 이들은 따로 있었는데, 이 전시장의 주인공인듯한 어린 꼬마들이었다. 넋을 잃고 멍~때림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꼬마부터 손흥민의 골을 보듯 소리를 지르며 광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들까지 여러 꼬마들이 그들 나름의 원더 월드를 그리고 있었는데 내게는 전시장을 찾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전기 구이 통닭이 아닌 전기 구이 악어가 되어 빨갛게 익은 악어 꼬치구이가 빙글빙글 돌고 .....




배를 갈라보면 엄청난 생물들의 시체가 주르륵 쏟아져 나올듯한 20미터가 넘는 초대형 악어는 1100마리의 악어 중 가장 느린 속도로 가장 큰 원을 그리며 돌고....



전시장의 한편에는 전시 오픈전 이벤트를 통해 참여 한 어린이들이 엄마, 아빠와 스티로폼으로 만든 꼬마 악어들이 사토루 타무라가 만든 전기 설치작품 위에 올라타 귀엽게 꼬물꼬물 돌고....







전시를 한참 보다 나도 모르게 전인권의 "다시 돌고~"를 흥얼거리고 있었는데 다음에 사토루상을 만나면 이 노래를 꼭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집에 작품을 설치하러 직접 와주었을 때와 긴자 츠타야 갤러리의 개인전에서 그를 만난 적이 있는데 언제나 유쾌하고 장난기가 넘치는 작가이다. 사진을 찍는다더니 한 번은 딴청을 부리며 먼 산을 바라보는 연출을 하는가 하면 쿵후 자세를 취하며 주위에 밝은 기운을 불어 넣는 사람이다. 



찾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신비의 공간, 도쿄 국립 신 미술관의 여름 ...



사진 - 사토루 타무라 인스타그램



"악어가 왜 도는지 묻지 말아 주세요~

악어가 왜 도는지'를 생각하며 몇 년간 작품을 만들어왔습니다. 그 결과 악어가 도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뭔지 잘 모르겠지만, 웬일인지 악어가 돌고 있다'라는 

이 이상한 상황이야말로 작품 재미의 본질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악어가 왜 도는'에 관한 답은 없습니다. 

이 크나큰 의문을 그냥 의문으로 간직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타무라 사토루>



참나~ 악어가 왜 돌긴요? 당신이 돌렸으니 도는것 아닙니까? 


타무라상 멋진 개인전 축하드립니다~




https://www.instagram.com/satoru_tamura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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