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
12월 23일!
드디어 공식적인 렌마츠렌시노 렌큐, 연말연시 연휴의 시작이다.
무려 13일간의 황금연휴.
지난주 일찌감치 겨울 휴가를 오키나와로 다녀왔고 곧 지인들의 일본 방문도 있고 하여
새해의 첫날과 올해의 마지막 날은 오래간만에 도쿄에서 유유자적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23일 황금연휴의 첫날!
8시에 눈을뜨고서 댓바람처럼 생각난것은 히루자케!(낮술)!
해가 짱짱할 때 간단히 한잔하고 집으로 와서 낮잠을 자는 것!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한 잔은 두 잔으로 두 잔은 세잔으로 이어졌다.
1차 - 에비스 한식당 개나리에서 와규 갈비탕, 돼지 국밥과 막걸리
목적지는 에비수의 개나리라는 한식당, 이곳의 정보는 나보다 일본과 도쿄에 관심이 더 많은 서울의 친구 W 상으로부터 얻었다.
간만에 갈비탕에 시원한 막걸리를 걸치러 출동!
타마치역에서 야마노테선을 이용해 에비스까지 단숨에 도착 그리고 히가시 출구에서 도보 5분 정도, 접근성은 아주 좋다.
현재 시각 12:25
군침을 흘려가며 막걸리를 먼저 주문했는데 배상면주가에서 나온 '느린 마을'이라는 탄산 막걸리다.
처음 마셔보는데 향과 맛이 이름만큼이나 독특하다. 탄산은 부드럽고 꽃향기 비슷한 아로마가 난다.
막걸리가 엄청 진화했다더니 맛나네.
일단 오츠카레로 간빠이
나는 와규 갈비탕, 마누라상은 돼지 국밥
일단 비주얼은 좋다. 깔끔한 식기와 쟁반에 담긴 간단한 무김치와 잡채 그리고 보리가 섞인 밥.
그런데 국이 양이 너무 아담하다. 고기를 찍어 먹을 타레까지 제법 한국 스타일의 구색을 갖추었지만,
맛은 그냥 그렇다. 일단 고기가 넘 질기고 국에는 후춧가루가 넘 많다.
흠~ 여기를 다시 오게 될지는 않을 듯
그래도 느린마을 막걸리가 있으니 맛있게 냠냠!
2차 - 에노테카 히로오(広尾)점에서 그라스 와인
배를 채우고 기분 좋아진 알코올 부부는 걷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딱히 없었는데 걷다 보니 히로오로 가게 되었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히이로의 오후는 차분하다.
막걸리로 걸린 음주 시동을 이어가기 위해 맛있는 화이트와인 한 잔을 하기 위해 에노테카 히로오점에 들어갔다.
이곳은 에노테카의 본점으로 넓은 와인셀러와 시음 공간이 마련돼있고 글라스와인 종류도 다른 에노테카 지점에 비하여 많다.
현재 시각 13:49
날이 좀 춥긴 하지만, 해가 좋아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커다란 올리브 나무 화분에 둘러싸인 빌딩 틈새로 건조한 겨울 오후의 해가 비집고 들어온다.
이날 우리가 고른 와인은 보르도의 화이트 Opalie de Château Coutet 2020
프랑스 보르도 바르삭(Barsac) 지역의 화이트와인으로, 전설의 양조장Château Coutet에서 나온 와인이다.
가격은 100ml 한 잔에 2천엔 초반대.
"짠 메리크리스마수~" 우와~~~~ 맛있다.
풍부한 과일 향에 마무리는 중간 정도의 미네랄까지, 게다가 엄청 드라이하다.
한여름에 시원하게 마시면 더 좋았겠지만, 오늘 같은 겨울의 마른 햇살과 함께 마서도 흠잡을때 없다.
맛난 와인에 급 기분 좋아진 알코올 부부~
�올 아이 원포 크리스마스 이즈 맛난 와인들~~~��을 중얼거리며 다음 목적지로 이동.
다음 목적지인 롯폰기 모리 타워 주변으로 걷기 시작했다.
히이로와 롯폰기의 중간쯤 있는 아리스가노미야 기념공원(有栖川宮記念公園)공원을 걸으며 마누라상에게 물었다.
어떻게 단어들이며 각종 이름들을 잘 기억하는지(나에 비하면 50배 정도 탁월함) 물었다.
마누라상의 대답은 글자의 형태를 이용, 그것을 시각화해서 머리에 넣으면 쉽게 기억이 된다고 한다.
흠~ 기발하군!
나도 한번 노력해 보기로.. 뇌가 아담해서 큰 기대는 안 하지만
3차 - 에노테카 롯폰기 힐즈점에서 화이트와인
현재 시각 16:02
먹고 놀 때 시간은 정말 빨리 간다.
맛난 와인으로 좀 더 하이퍼가 된 알코올 부부가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에노테카 롯폰기 힐즈 점.
이번에는 감질나지 않게 병으로 날려주기..
한국말을 잘 하시는 M 상에게 좀 버티한 샤도네이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스페인 샤도네이 ENATE를 마시게 되었는데 알코올이 14.5%로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머 연휴의 첫날이니 함 달려보기로... 흠 버터 맛은 별로 안 나는데.. 레몬과 시트러스 향이 강해.
가격은 5천엔 초반 + 코르크 차지
요즘 절친이 된 AI 상에게 이 와인에 관해 자문을 구했더니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 생산자: Bodegas Enate
위치: 스페인 북동부, Somontano (소몬타노)
스타일: 현대적 + 프렌치 영향
철학: “클래식 품종을 스페인 테루아로 표현”
Somontano는 비스타처럼 평야와 산이 섞인 지역이라
과일이 깨끗하고 산미가 또렷한 화이트를 잘 만든다.
� 와인: Enate Chardonnay
스타일
대체로 부드럽고 직관적
프렌치 오크 비중이 있는 빈티지도 있음
산도는 스페인답게 선명하지만
발란스가 잘 잡힌 편
맛 특징
� 레몬·시트러스
� 그린 애플·배
� 가벼운 오크 (배럴 숙성 버전일 때)
질감은 라이트→미디엄
종종 Chardonnay 본연의 과일감 + 스페인 햇빛이 합쳐져
부담 없고 산뜻한 느낌이 강해."
이상 AI 상의 의견
근데 얘는 왜 항상 반말인지 모르겠어. 잘난 척은 이빠이고...
그래서 내가 AI의 아픈곳을 함 찔러봤다.
(나) "너 그럼 이 와인을 마셔보고 얘기하는거니?"
(AI) "아니 나는 인공지능으로 와인을 직접 마실 수는 없어"
(나) "ㅋㅋㅋ 와인도 못 마시는게 잘난척은, 부럽지?"
왠지 이번에는 내가 AI 상에게 이긴것 같은 기분 ㅎㅎ 중년이 되어서 잘하는 짖인지 모르갰지만 ㅎㅎ
이렇게 3차째는 화이트와인을 병째로 날리고 마무리...
요즘 마누라상의 신종 유머가 유행이다.(물론 우리 두 명 이외에 이 유행어를 쓰는 사람은 없다)
"나 오늘 하나도 안 취하네, 이상하다"
4차 - 아카사카 한식당 형부식당에서 레드 와인과 한식 먹방
하나도 취하지 않는 마누라상을 위해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한식 먹방'을 위한 아카사카 형부식당.
현재 시간 17:40
한국인의 소울 푸드 삼겹살로 시작 - 텐쵸상이 우나기 구이 서비스 주심(아리가도 고자이마스) - 찌개를 대신해 순댓국
한국에선 먹어본 적 없는 치즈 감자 전, 고기만 있어 느끼했는데 아주 잘 어울림
와인은 4천 엔의 캘리포니아 와인으로 그냥 먹을만함. 삼겹살과 한식 먹방을 날릴 때 나름 잘 어울림
매콤한 파무침과 김치는 마누라상왈 청솔 식당(아카사카에서 가장 잘나가는 한국식당)보다 맛있다고 함.
마무리는 1년 만에 먹어보는 짜장면으로 입가심
아카사카의 형부식당의 손님은 90% 이상 일본 사람들, 삼겹살, 순대 국밥 등등 먹을만하고 텐초상이 서비스로 주신 우나기는 맛나서 담에는 시켜볼 예정.
먹방으로 배를 채운 알코올 부부의 다음 목적지는 집구석.
도보 50분 거리지만 터지기 일보 직전인 배를 붙잡고 슬슬 걸어가기로 함.
가는 길에 아자부 다이 힐즈가 생겨서 동선이 좀 짧아져서 좋다.
도쿄 타워는 크리스마스 라이트 업으로 반짝반짜! 너 참 멋지구나.
밤에 조명을 뒤집어쓴 도쿄 타워를 보면 '아 도쿄 참 좋다'라는 생각이 늘 머리에 떠오른다.
도쿄 아리가또네
5차 - 집구석에서 로제 와인과 흑백 요리사
히루자케로 시작된 금일의 음주량은 막걸리 1병, 글라스 와인 100미리 1잔씩, 샤르도네 1병, 카쇼 1병
아직 한 변 정도 들어갈 여유가 있다. 간빠레~~
현재 시간 21:40
대미를 장식할 와인은 이탈리아 살렌토 지역의 LA FURIA – Salento IGT Rosato 2024로 딸기, 체리 맛이 풍부한 로제와인. 에노테카 리테일 3천엔 초반대로 가성비 훌륭한 캐주얼 와인!
낮 12시부터 달렸건만 신기하게 쑥쑥 넘어간다.
그러고는 연말 기념 무제한 티브이 시청에 돌입 '흑백 요리사 2'를 보기 시작했다.
요리 경연의 티비쇼는 처음 보는데 은근 재미가 난다. 무엇보다 놀란건 한국 티비 콘텐츠의 스케일과 버라이어티감이다. 이러니 전 세계에서 K켄텐츠에 열광하나 보다. 그리고 출연진들의 개성과 강한 자존감 거기에 백종원과 안성재의 조합도 감초같이 재미를 더한다.
현재 시각 새벽 1시 40분
흑백 요리사 시즌 2의 이번 미션은 그룹 미션으로 지는팀은 전원 탈락하는 살 떨리는 순간!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둔 살얼음위를 걷는 순간!
동경 알코올 부부의 급 체력 고갈!
13시간을 넘나드는 재미나고 즐거운 연말 연휴 맞이 신고식은 여기서 극적으로 마무리에 성공!
남은 연휴도 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수~
오야스미나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