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교도소는 처음이지!

그를 만나는 곳은 그 곳이었다.

by 치유빛 사빈 작가

2020년 9월 21일 화요일.

살아오면서 처음 겪는 일들로 좀처럼 숨을 쉴 수가 없다.

뛰는 가슴 부여잡을 수 있는 유일 방법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악몽을 잊어버리고 푹 잘 수만

있다면 바랄 것이 없을 텐데.. 이마저도 나의 숨통을 조이고 조이는 일들로만 가득했다.




배신


이라는 두 단어가 이토록 가슴 저미고 아플 줄이야.

'설마'라는 단어는 가혹했다.








교도소는 처음인 나,

무섭기만 했다.

짓지 않는 죄가 있을 것만 같았던 그 풍경과 분위기는 삼엄했고 엄숙했다.

자신의 고유한 이름 대신 붙여진 죄수번호 서글프기만 했다.


그는 왜? 이토록 무서운 곳에 있는 걸까?

그는 왜? 배신을 한 걸까?

그토록 사랑한다고 했던 그가 왜왜왜..


면회를 왜 가냐며 반문하는 이들. 나 역시 가고 싶은 곳이 아니었다.

나 역시 그의 두 눈을, 바라 볼 자신이 없었다. 그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새까맣게 타들어간 마음은 그저 긴 한숭과 활활 타오르는 분노만 존재할뿐이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무슨 마음으로 그를 대해야 할지 마음이 뒤죽박죽이었다. 주위분들이 차분하게 말해야 한다는 조언으로

백지 종이에 10분여간 그에게 전해야 할 메시지를 적기 시작했다.



그 후,


떨리는 가슴

억울한 가슴

분노하는 가슴

미운 가슴

차곡차곡 담은 가슴을 누르기 시작했다.


매일 밤 이루지 못하는 잠을 위해 약의 기운을 얻어 잠을 청했다.

푹 잤다고 생각했지만 아침 7시에 눈을 뜬 후 떨리는 가슴을 달랠 수가 없었다.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기 위한 한 가지 방법,

한 가지 일에 몰두해야만 했다.


그를 만나기 두 시간 전.

화장을 하고 밥을 먹고 깔끔하게 복장에 약속 시간을 기다렸다.




드디어 약속시간.


지인의 차에 타면서 수다를 떨었지만 떨리는 가슴과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넘치고 있었다.


드디어 그를 만나기 10분 전.

교도소 입구에서는 방문자 확인과 코로나 예방을 위해 체온 체크를 했다.


곧바로 이어지는 접견 민원실이 보였다.


오늘따라 날은 찹찹한 것은 내 마음과 같은 찹찹함이 피부로 와 닿았다.

밖의 세상은 화창하고 평화로웠다.

근심 걱정이 없는 맑고 깨끗한 바깥세상.


그러나 이 곳은 죄를 짓어 들어온 그들뿐. 아우성이 들리지 않았다.


고요함과 적막함은 분노하는 마음을 잠시나마 내려주었다.


11시 2분.

화면에는 번호가 보였다.

2730

.

.

.

4호실.


내가 그를 이 곳에서 처음 보게 될 4호실.

울지 않기를,

분노하지 않기를

감정보단 이성으로 그를 대하기를 수없이 기도했건만,


4호실 문을 열리자 멀리서 그가 보였다.

덥수룩한 머리카락

초췌한 얼굴,

두터운 입술을 가리는 수염까지


참아 그를 정면으로 볼 수가 없었다.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곧바로 이어지는 카운트다운.

10분 타임이 울렸다.


적어온 메시지를 전해야만 했다.

그는 입을 떼었다.


"소리 들려! 응, 소리 들리냐고"


나는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떨리는 가슴은 청심원으로 잡을 수가 없었다.


재각 재각

시간은 흘러만 갔다.


이제 입을 열어야만 했다.

변호사에게 들은 모든 이야기를 읊기 시작했다.

조용히 듣고 있던 그.

자기 생각을 말했다.


그러나 나와 생각이 달랐다.

반성하냐는 말에 대답만 "응"

반성하는 모습이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격양된 소리로 말을 했다.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냐며 모진 말을 내뱉으며 그의 가슴에 상처를 냈다.


10분이 흘러 마이크는 꺼지고 멍하게 앉아있던

너와 나, 그를 볼 수가 없었다.


의자에서 일어나는 순간, 그는 울고 말았다.


차갑게 돌아서는 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는 숨죽여 울었다.

그렇게 떨리는 마음은 그의 만남을 뒤로하고 집에 오자마자 잠이 들어서야 진정이 되었다.

앞으로 펼쳐질 세상은 두렵기만 했다. 그도 만찬 가지지만 나 역시 내 앞에 펼쳐질 세상이 야속했고 두려웠다.

어디에다 자문을 구해야 할지 막막했다. 가슴은 콩닥콩닥.. 살림과 육아 그리고 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는 미래가 덧없이 시간이 흘러가고만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