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과 다른 삶을 택한 사람

어찌하리오

by 치유빛 사빈 작가

오!! 하늘이시여!!

저를 살려주소서.


매일 밤 눈물로 지새운다.

매일 밤 약기운으로 버틴다.


걷잡을 수 없이 뛰는 가슴을 부여잡을 수 있는 방법은 딱 두 가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강한 엄마, 강한 여자의 타이틀 가면을 쓰고 묵묵히 끔찍한 상황을 헤쳐나가야만 한다.


방법이 없다.

그리고 길도 없다.

그냥 그렇게 매일 밤 약과 술기운으로 버티며 살아간다.


나는 엄마이기에

여자 이기전에 엄마이기에..







생각을 거듭한다. 생각하면 할수록 어이가 없고 기가 찰 노릇이다.

죄는 그대가 짓었는데 뒷수습은 죄 없는 나에게, 온전히 나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

어디서부터 어긋났을까?

잘 지내던 그는 어떤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했을까?

차라리 교통사고라고 해주기를, 폭행사건이기를 바랐지만 그건 나의 허상과 꿈일 뿐.


뛰는 가슴을 부여잡고 24시간을 견디는 고통은 온전히 혼자 감당해야 한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아무도 모른다.


돈만이 살길이다. 그러나 돈이 없다.

한숨을 매번 쉬어보지만 뛰는 가슴을 잠시나마 주춤거리게 하는 임시방편뿐이다.

산 넘어 산.

그는 부양가족에 대한 안위보단 자신이 먼저였다.

편지에는 온통 변명과 살려달라는 소리일 뿐.

곧 겨울이 찾아올 텐데도 처자식의 걱정 따위는 묻어둔 채 그저 자신이 먼저인 편지글에서 작디작은 연민의 불씨마저 꺼버렸다.


시간이 훌쩍 지나 두어 달이 되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해결된 건 없다. 묵묵히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 그의 민낯을 보고 또 봐야만 한다

한 순간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지인은 그런다.




이제는 잊어버려! 언니만 힘들어! 그러다 아파질까 봐 겁나?



지인의 조언이 맞다. 이 순간을 잊어버려야만 한다. 그래야 내가 살고 아이가 산다.


이제는 남자도 사랑도 거짓이라는 걸 알았기에 쉽게 누구를 사랑할 수도 남자에 대한 트라우마도 깊어진다. 그러지 말자고 한 순간의 실수라고 달래 보지만 이건 상처 받은 내 마음을 위로해주지 않는다.

그 속에 있는 그보다 내가 먼저였고 아이가 먼저였다.


조금씩 펼쳐진 상황을 추슬러 보지만 역부족이다. 이럴 때 아빠라도 계신다면 위안이 되려만.. 이럴 때 엄마가 내 곁에 있다면 힘이 되려만... 먼 곳에 있는 내가 원망스럽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나를 위로해준다. 토닥여준다.



참 잘 살아왔어. 네 탓이 아니야. 이 모든 상황은 이미 정해진 길이란다. 그러니 이제는 내려놓아. 함 들어하지 말거라. 모든 것은 시간이 알려줄 거야! 너를 사랑한다. 너는 대단해. 그리고 멋져. 너를 미워할 수 없단다. 그러니 용기를 가지고 다시 시작하자.


매일 밤 나를 위해 기도한다. 토닥여준다. 그리고 울어본다. 깊은 잠에 빠진다. 자다 문득 분노가 올라오면 잠에서 일어나 한참을 뒤척이다 해가 뜨는 걸 보게 된다. 내 탓을 하는 그들이 미워서 배신한 그가 용서가 되지 않아 깊은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손놓았던 책을 읽어 보지만 가슴으로 읽어야 하는 좋은 글귀는 겉돌기만 한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참 멋진 여자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12월이면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오늘도 분노와 마주한다. 그리고 펜을 든다. 분노를 쓸어내려간다.

누구를 위한 분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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