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의 명절
벌써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나와는 상관없는 명절이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고 평화롭다.
예전에는 며느리로서 그 책임을 다하려고 가기 싫어도 가야 했고 하기 싫은 음식을 해야 했다.
그 하기 싫은 일을 곁에 있던 사람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나 힘드니까 가기 싫어'
'나 힘드니까 음식 하기 싫어'
'나 힘드니까 거기서 자기 싫어'
이 모두 말들을 마음속에 간직한 채 그날이 올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왔다.
그러나 이제는 내 뜻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졌다.
하기 싫은 일은 안 해도 되고
가기 싫은 곳을 가지 않아도 된다.
화병이 사라지고 나니 짜증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며느리이기에 애쓰려고 했던 그 노력들이 이제는 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에 가면서 놀아도 되고
명절이라고 해서 스스로 스트레스 주지 않아도 된다.
이거만큼 행복한 건 없으니...
여자 인생에서 결혼이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내 인생에 결혼을 집어넣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는 걸.
그저 내가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걸.
돌고 돌아 지금에 이르면서 새삼 감사하고 행복하다.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가서 쉬고 올 수 있으니까.
명절에 스트레스받지 않고
만나기 싫은 사람들 만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삶이 나에게 오다니...
명절 올 때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오늘은 와인 한 잔으로 기분을 내어본다.
오늘은 와인 한 잔으로 나에게 축복한다.
참 좋다. 지금이..
참 좋다.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지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