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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Sep 26. 2021

빛과 불로 내면을 치유한다

싱글맘 이야기

가만히 식탁을 바라본다.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램프들을 줄지어 올려놓고 그걸로 공허함이 채워지지 않아 집안 곳곳에 내가 원하는 모양이나 디자인들로 램프를 채워 넣었다.


내가 왜? 빛에 열광하는 걸까?

내가 왜? 빛을 찾고 있을까?


내 안을 들여다보면 허전함과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빛이나 불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빛에서 나오는 따스한 안온함과

불에서 나오는 불같은 사랑을 기억하기 위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그리고 찾아오는 허전함과 공허함을 그 무엇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넋 놓고 그저 빛을 쳐다볼 뿐.


근본적인 원인을 찾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다양한 램프들을 집안 곳곳에 두어 공허함을 채우고 허전함을 메우는 일이 이제는 제법 자연스럽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지 말고 그저 지금 이대로를 즐기는 일을 선택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 감정과 기분을 무시한 채 메말라버린 옛 기억으로 가슴 한편이 아팠다.

그리고 아픈 가슴을 따스한 빛으로 채우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아픈 마음이 볼일 때쯤 빛을 바라보며 자연스레 치유가 된다. 그래서 밤을 사랑하고 별빛을 찬양했던 거 같다. 내가 원하는 곳, 내가 있는 자리에는 늘 빛과 함께 한다. 그래야만 한다.


다양한 빛을 비추는 그들은 내 안의 마음을 다양하게 비춰준다.


식탁 위에

협탁 위에

책상 위에


초와 감성 램프가 있다. 힘들었던 삶에서 빛을 바라보며 쓰린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제는 제법 쌀쌀한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나를 위해 조용히 꽃집으로 향한다. 마음을 풍요롭게, 생각을 아름답게, 가슴은 뜨겁게 적실 꽃을 나에게 바친다.


아픈 마음을 매번 위로하고 애도하는 뜻으로 원하는 만큼 해본다.


빛이 하염없이 끌리는 이유는 뻥 뚫려버린 가슴을 채우기 위함이고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므로..

소리없는 몸부림이었다.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몸부림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몸부림을..





이제는 조금씩

이제는 하나씩

이제는 천천히

불안하고 두려운 내면의 상처를 빛에 의해 불에 의해 떠나보낸다.


올해 가을은 작년보다 아름답지 않은 것에 위로받으며 작년 가을을 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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