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에세이
무수한 과정을 즐겼고 즐기다 지치기를 수십 번을 하다 보니 오기가 생겼다. 브런치는 일괄되면서도 나라는 사람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원했다. 나만의 키워드가 생성되면서 한 번만에 작가라는 명함을 받게 되었다. 나를 향한 키워드는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브런치 메인 노출 및 다음 메인 노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무리 질 좋은 내용으로 근사하게 글을 연재하더라도 브런치 메인과 다음 메인 노출이 쉽사리 되지 않았다. 이 주제 저 주제로 나를 실험했다. 아니지 브런치를 실험했고 곧이어 관찰했다. 세상에 나의 키워드는 '미니멀'과 함께 '음식'였다. 글 주제를 미니멀이나 음식으로 연제 하면 어김없이 브런치는 내가 쓴 글을 다음 홈앤 쿠킹이나 여행 맛집 메인에 노출된 동시에 브런치 메인에 노출이 되었다. 참 신기했다. 한 동안 메인에 노출된 내 글이 얼마나 자랑스럽던지. 노출이 된 날은 내 글이 1만 뷰에 2만 뷰 조회수를 찍었으니 글 쓸 맛이 났다. 특히나 미니멀에 대한 나의 솔직한 글은 지금도 인기글에 올랐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작년 쉼 없이 메인에 노출되면서 즐거웠다. 욕심이 슬그머니 생겼다. 혹여 브런치에서 감추고 있는 또 다른 키워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다른 주제로 글을 썼다. 그러나 답은 꽝이었다. 이러기를 수십 번 되고 나니 나는 브런치에서 '미니멀'과 '음식' 키워드를 정했다고 생각했다. 옷 정리를 하면서 그 과정을 글로 풀었더니 많은 분들이 공감했다. 사계절이 있는 나라 덕분에 계절별 옷으로 포화상태라 끌리지 않은 옷과 소품들을 분리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정리 후 우리 집 옷방은 몇 개월이 흘렸지만 그럭저럭 잘 유지되고 있다. 봄과 가을이 짧지만 그렇다고 그 계절 옷이 없다면 겨울옷이나 한 여름옷을 입어야 한다. 가을 옷과 봄 옷을 한 곳에 정리하고 여름옷과 부피가 큰 겨울옷만 분리를 하며 정리했더니 옷방이 깔끔했다. 나름 뿌듯해하며 글을 썼는데 쓴 그날 바로 메인에 노출이 된 것이다. 부끄럽지만 사람 살아가는 것이 별 다른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지저분한 집을 과감 없이 보여줬다. 아마 티브이를 본 분이라면 작년 12월 채널A 닥터 지바고에서 옷방이 그대로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 부끄럽지 않았다. 친정엄마는 부끄럽다며 말했지만 아이 키우는 집은 늘 복잡하고 혼잡하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정돈될지 몰라도 지금은 정리에 목숨 걸지 않는다. 다만, 내가 찾을 수 있을 만큼 정리하고 비우기를 반복하고 있다. 브런치 작가 신청은 어찌 보면 아주 간단한 공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 공식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나처럼 여러 번 낙방 맛을 봐야 한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브런치가 어찌 알까. 나를 키워드 한 단어로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0년에는 마케팅과 퍼스널 브랜딩 공부를 나름 했다. 근데 나를 한 단어로 정의 내리기가 참 힘들었다. 결국 포기하고 말았지만 말이다. 2년이 흐르고 이제 나를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다. 브런치 플랫폼에서는 말이다. 건강이라는 주제에서 음식에 관한 그 글은 나를 한 단어로 단정 짓었고 앞으로도 그 키워드는 변함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