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빈 작가 May 12. 2022

세상 살아가는 것이 다 똑같겠지만

엄마 에세이

카페에서 열심히 열공 중이었는데 창문 넘어 한 아주머니가 보였다. 삼각대에 휴대폰을 연결해서 봄꽃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었다. "아주머니가 나 보다 낫다' 고 하며 아주머니 행동을 유심히 보았다. 아주머니는 여러 각도로 연속적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마스크에 모자까지 쓰고 사진을 찍는데 아마 꽃만 이쁘게 나올 거 같은 각도였다.


내가 옆에 있었다면 오지랖을 펼쳤을 거 같다. "아주머니 마스크 벗고 찍어보세요. 마스크 쓰고 찍으면 꽃만 아름답게 나와요"라고 말이다. 과연 나는 혼자서 삼각대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언덕배기에 올라 혼자 셀카를 찍을 수 있을까? 아무래도 과감한 행동은 하지 않을 듯하다. 다른 사람 눈을 의식해서 말이다.


도로에 버스와 차들이 오고 가는 언덕배기에서 혼자 사진 찍기란 고수가 아니고서야 힘든 상황이었다. 그리고 아직 부끄러움이 남아 있어서 다행이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을 때마다 조심성과 부끄러움을 져버리고 살아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무식한 아줌마처럼 보일까 봐서 항상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는데 어떨 때는 내가 놀랄 때가 있다.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고 있을 때를 종종 발견하기 때문이다. 따사로운 봄볕에 살랑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어르신들은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유산소 운동을 하며 강아지 산책하는 것이 보기 좋다. 이 봄이 지나가면 뜨거운 태양 아래 한낮 거리에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해가 지고 나면 삼삼오오 모여들어 운동장에 운동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보인다.


올여름은 얼마나 더울까?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올여름 아이는 방학 없이 유치원에 다닐 것이고 나는 카페를 전전하며 더위를 피해 다닐 듯하다. 지금 이 계절이 지나가지 않기를, 아니 조금만 더 머물다 가기를 바라며 4월 마지막 주를 기록에 남긴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이 고픈 어느 날, 모두가 피해자가 되던 날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