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에세이
"여니야 미안해! 엄마가 너에게 멋진 선물을 주려고 했는데 엄마가 보낸 사연이 떨어지고 말았어. 내년에는 꼭 보러 가자" 아이 반응은 아주 무심한 듯하면서 엄마를 생각하는 말을 내뱉었다.
"불꽃놀이 아니어도 지금 축제 많이 한데. 핼러윈데이도 있잖아. 난 그것으로 충분해"
언제 이렇게 컸을까. 엄마가 모르는 사이 훌쩍 커버린 아이는 대견스러운 말로 상심하는 엄마를 위로했다.
코로나 이후 요즘 축제가 한창이다. 여기저기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즐비한 가을축제는 내가 살아가는 고장부터 구경하며 22년 가을을 맞이하고 보내기로 했다.
지금 엄마는 제대로 먹지 못하는 입장이지만 너만 행복하다면 엄마는 그걸로 충분히 행복하다.
'고등어 축제'로 시작해 '자갈치 축제' '용두산 공원 축제'등 하니 불꽃 축제를 아쉬워할 시간이 없다.
매주 주말이 오면 아이와 무슨 추억을 남겨야 할까 고민이 깊어진다.
아프지 않고 다음날을 맞이하는 나, 늘 선물을 한 아름 안고 다음날의 태양을 온전히 받는다.
그거면 충분하다.
죽음 문턱에서 다시 살아난다면 아주 작은 것부터 감사하며 살아가겠노라고 나 자신과 약속한 적이 있다.
20년이 흘러 지금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사연 공모에 떨어진 이유가 있을 것이고 거기에 난 죄책감을 가지지 않기로 했다. 더 나은 내일이 있고 더 나은 내가 지금 여기 있으니 말이다.
아... 오늘은 모든 것이 충만하다. 살랑 불어주는 가을바람과 적당히 따스한 햇살을 느끼며 시작했으니 이미 난 소소한 기적을 하루를 만들어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며 연말이 되면 더 멋진 내가 세상 어딘가에 중심을 잡고 있다는 것만으로 설렌다. 인생은 그저 감사하고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