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속성' 처음 접할 때가 책이 출간되기 직전에 서평 모집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는데, 숫자 놀이에 맞지 않은 뇌를 가져 책에서 언급한 숫자는 그냥 숫자일 뿐이었다. 400페이지 분량을 읽다 보니 돈의 성격을 쭉 나열하고 있었다.
난 책을 읽게 되면 가장 쉬운 한 부분을 따라 한다. 따라 하지 못한 부분을 따라 하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경험을 했고 그 후로는 내가 가장 따라 하기 좋은 부분을 발췌해서 실행에 옮겼는데 그것은 아주 허무맹랑한 따라 하기였다.
이루어지지 않을 거 같은 부분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따라 하고 싶었고 그걸 꼭 가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길 때가 있다. 그때가 딱 그랬다. 허무맹랑하지만 '돈의 속성' 저자인 김승호 회장 역시 이루어지지 않을 거 같은 부분을 매일 100번 쓰고 100일 동안 했다는 글에 영감을 받고 100번 100일은 쓰지 못하지만 내 눈에 가장 잘 보이는 곳마다 그걸 적어 놓았다.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그 글귀를 보며 입가에 미소가 번졌고 의심 한 톨도 하지 않고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생활을 했다. 2020년 초에 실행에 옮겼는데 그 꿈은 가을쯤에 바람처럼 다가왔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재되어 있지만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몽롱한 채로 행운을 움켜 잡았다. 바람처럼 온 행운을 움켜 잡지 않는다면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나갈 위기였다.
친정에 머물며 생활비가 부족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내가 읽은 책을 중고로 판매했다. 중고로 판매한 금액은 꽤 컸고 집에 잠자는 돈이었기에 엄마는 놀랐다. 자신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돈을 모을 수 있다는 것에서. 사실 이때는 돈은 넉넉하지 못했지만 불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행복이 더 크게 다가왔다. 20년도 중반까지 정말 책이란 책은 닥치는 대로 읽고 또 읽었다. 자기 계발서는 기점으로 소설, 에세이등 서평 모집에 응모했고 매일 5권 이상 책이 친정집 문 앞에 쌓였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엄마는 너스럽게 말했다. "무슨 책이 매일 오냐. 책만 보면 좋은 일이 생기니"라고 의심을 가진채 물었다. 당연한 질문을 하냐며 책을 읽었으니 수많은 당첨 선물이 쏟아지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2020년 1월에 세 모녀가 방송을 탄 계기가 생기기도 했으니 엄마는 딸 행동에 더는 가타부타하지 않았다.
돈 그릇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는 나의 돈 그릇을 키워야 한다는 말에 그 그릇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그 그릇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그때는 내가 가지고 싶은 금액을 기록했는데 딱 그만큼 내 손에 들어왔고 그 외 마음껏 쓰면서 즐겼던 기억이 난다. 작년에 썼던 목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왜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부정과 긍정이 공존했던 시기였다. 불안정한 상태, 불안한 마음, 불편한 생각들로 하루를 지냈고 한 해를 마무리 짓었던 것이다.
'설마 될까' '안 될 거야' 등 부정을 수없이 반복했고 긍정은 어쩌다 했던 거 같다. 나를 못 믿었던 결과이기도 했다. 부정의 크기는 긍정의 크기보다 배로 컸고 나를 장악하고 말았다. 올해 목표는 숫자가 아닌 이루고자 하는 것을 기록해두었다.
원하는 날짜와 명확한 글을 한 줄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써야만 이루어진다.
돈의 속성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난 그 쉬운 한 가지를 따라 하지 않았을 것이고 나에게 다가오는 행운을 주위 환경이 무서워 놓쳤을지도 모른다.
1년 동안 닥치는 대로 읽고 쓴 이유가 행운이 오기 전 준비하는 단계이며 위험에서 대처하기 위함을 알아버렸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일단 써야 한다. 지금 내가 가장 원하는 거, 올해 가기 전 이루어 내야 하는 거. 올해 초 목표였다. 부종을 잡고 기본 원피스를 입고 다니는 거, 트라우마를 깨고 운전에 도전하는 거였는데 이미 하나는 이루어졌고 하나는 곧 실행에 옮길 것이다.
부종만 사라진다면 건강은 자연스레 찾아오는 거니깐 지금 난 가장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도전하는 정신 이것은 그동안 살면서 하지 않았다. 지금 생활이 가장 편안하니 힘들게 도전하고 싶지 않았다. 내 몸이 아프지 않은 이상 스스로 그 길을 찾아 도전하지 않았고 현재에 안주했던 삶이었다. 안주한 삶은 사람을 도태시켰고 나를 비난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 자괴감이 들었다. 늘 남과 비교하는 자신을 보며 괴로워 몸부림쳤다. 그러나 지금은 도전하는 그 마음 하나로 살아가고 있다.
꿈을 이루어본 자만이 아는 성취감. 성취감을 맛보고 나면 또 달려들게 마련이다. 출산했을 때 목숨 바쳐서 건강한 아이를 만나는 일과 같은 기쁨이었다. 벌써 10월 마지막 주. 내년 목표를 구상하고 기록하는 건 내가 내년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