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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Oct 26. 2022

책 가장 쉬운 부분 따라하면 꿈은 현실이 된다

엄마 에세이

'돈의 속성' 처음 접할 때가 책이 출간되기 직전에 서평 모집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는데, 숫자 놀이에 맞지 않은 뇌를 가져 책에서 언급한 숫자는 그냥 숫자일 뿐이었다. 400페이지 분량을 읽다 보니 돈의 성격을 쭉 나열하고 있었다.


난 책을 읽게 되면 가장 쉬운 한 부분을 따라 한다. 따라 하지 못한 부분을 따라 하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경험을 했고 그 후로는 내가 가장 따라 하기 좋은 부분을 발췌해서 실행에 옮겼는데 그것은 아주 허무맹랑한 따라 하기였다.


이루어지지 않을 거 같은 부분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따라 하고 싶었고 그걸 꼭 가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길 때가 있다. 그때가 딱 그랬다. 허무맹랑하지만 '돈의 속성' 저자인 김승호 회장 역시 이루어지지 않을 거 같은 부분을 매일 100번 쓰고 100일 동안 했다는 글에 영감을 받고 100번 100일은 쓰지 못하지만 내 눈에 가장 잘 보이는 곳마다 그걸 적어 놓았다.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그 글귀를 보며 입가에 미소가 번졌고 의심 한 톨도 하지 않고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생활을 했다. 2020년 초에 실행에 옮겼는데 그 꿈은 가을쯤에 바람처럼 다가왔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재되어 있지만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몽롱한 채로 행운을 움켜 잡았다. 바람처럼 온 행운을 움켜 잡지 않는다면 손가락 사이로 다 빠져나갈 위기였다.


친정에 머물며 생활비가 부족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내가 읽은 책을 중고로 판매했다. 중고로 판매한 금액은 꽤 컸고 집에 잠자는 돈이었기에 엄마는 놀랐다. 자신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돈을 모을 수 있다는 것에서. 사실 이때는 돈은 넉넉하지 못했지만 불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행복이 더 크게 다가왔다. 20년도 중반까지 정말 책이란 책은 닥치는 대로 읽고 또 읽었다. 자기 계발서는 기점으로 소설, 에세이등 서평 모집에 응모했고 매일 5권 이상 책이 친정집 문 앞에 쌓였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엄마는 너스럽게 말했다. "무슨 책이 매일 오냐. 책만 보면 좋은 일이 생기니"라고 의심을 가진채 물었다. 당연한 질문을 하냐며 책을 읽었으니 수많은 당첨 선물이 쏟아지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2020년 1월에 세 모녀가 방송을 탄 계기가 생기기도 했으니 엄마는 딸 행동에 더는 가타부타하지 않았다.


돈 그릇이라는 책을 읽었을 때는 나의 돈 그릇을 키워야 한다는 말에 그 그릇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그 그릇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그때는 내가 가지고 싶은 금액을 기록했는데 딱 그만큼 내 손에 들어왔고 그 외 마음껏 쓰면서 즐겼던 기억이 난다. 작년에 썼던 목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왜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부정과 긍정이 공존했던 시기였다. 불안정한 상태, 불안한 마음, 불편한 생각들로 하루를 지냈고 한 해를 마무리 짓었던 것이다.


'설마 될까' '안 될 거야' 등 부정을 수없이 반복했고 긍정은 어쩌다 했던 거 같다. 나를 못 믿었던 결과이기도 했다. 부정의 크기는 긍정의 크기보다 배로 컸고 나를 장악하고 말았다. 올해 목표는 숫자가 아닌 이루고자 하는 것을 기록해두었다.


원하는 날짜와 명확한 글을 한 줄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써야만 이루어진다.

돈의 속성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난 그 쉬운 한 가지를 따라 하지 않았을 것이고 나에게 다가오는 행운을 주위 환경이 무서워 놓쳤을지도 모른다.


1년 동안 닥치는 대로 읽고 쓴 이유가 행운이 오기 전 준비하는 단계이며 위험에서 대처하기 위함을 알아버렸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일단 써야 한다. 지금 내가 가장 원하는 거, 올해 가기 전 이루어 내야 하는 거. 올해 초 목표였다. 부종을 잡고 기본 원피스를 입고 다니는 거, 트라우마를 깨고 운전에 도전하는 거였는데 이미 하나는 이루어졌고 하나는 곧 실행에 옮길 것이다.


부종만 사라진다면 건강은 자연스레 찾아오는 거니깐 지금 난 가장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도전하는 정신 이것은 그동안 살면서 하지 않았다. 지금 생활이 가장 편안하니 힘들게 도전하고 싶지 않았다. 내 몸이 아프지 않은 이상 스스로 그 길을 찾아 도전하지 않았고 현재에 안주했던 삶이었다. 안주한 삶은 사람을 도태시켰고 나를 비난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 자괴감이 들었다. 늘 남과 비교하는 자신을 보며 괴로워 몸부림쳤다. 그러나 지금은 도전하는 그 마음 하나로 살아가고 있다.


꿈을 이루어본 자만이 아는 성취감. 성취감을 맛보고 나면 또 달려들게 마련이다. 출산했을 때 목숨 바쳐서 건강한 아이를 만나는 일과 같은 기쁨이었다. 벌써 10월 마지막 주. 내년 목표를 구상하고 기록하는 건 내가 내년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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