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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Jan 11. 2023

출간 마지막 단계 추천사를 넘기며 기분을 정리합니다

엄마 에세이

어젯밤 이후로 출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어요. 이제는 출판사 측에서 표지만 오면 더는 오매불망 기다리지 않을 거 같아요. 기다림은 사람의 마음을 지치게 하고 조급하게 만드는 위험한 자극제더라고요.


기다림은 짝사랑하던 시절 그 사람에게 연락을 기다리는 것과 같은 느낌보다 더 지치게 했던 거 같아요. 책 계약을 하면서 큰 도전을 했고 거절 받을 용기를 갖고 멘탈을 단단히 잡고 부탁이라는 걸 했어요. 저의 성향이나 기질을 어느 정도는 아는데요. 미리 지레짐작으로 포기한다고 할까요. 


가령 이런 거죠.

'에이 저 사람이 부탁을  들어줄까'라는 부정적인 생각 말이죠. 근데요. 책을 읽다 보면 부정적인 생각을 뒤로하고 용기를 갖게 했어요.


안 되면 어쩔 수 없고 뭐 이런 생각이 저에게도 있었어요. 그러나 부탁할 때는 아주 예의 바르고 간절하게 해야 내마음과 상대의 마음이  통하는 법이 잖아요. 


이 도전은 누구든 아주 쉽게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아주 큰 도전이었죠. 작년 늦은 봄과 이른 여름 사이에 부탁을 했습니다. 책이 출간되고 나면 아시겠지만.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름만 대면 아는 분들에게 추천사를 부탁했고 어제부로 작가님들에게 추천사를 받고 너무 흥분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내가 너무 대견스러워서

내가 너무 멋져서

내가 너무 자랑스러워서 말이죠.


앞으로 도전은 계속 이어질거예요. 도전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 도움없이는 안되는 일이 있어요. 그럴때마다 주춤거리는 나를 일깨워 줄 오늘 일을 써놓아야 초심으로 돌아가 글을 읽고 용기를 얻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무서워 하지 않고 나를 숨기지 않은 그런 날을 위해 여태 독서를 하고 글을 썼으니 말이죠. 때가 아니라서 사 측 내부 사정으로 내 꿈이 조금 더디게 걸어가고 있지만 실망하지 않아요.


누구나 속도가 있는 것이고 이건 내가 더디게 걸어가는 것이 아닌 사 측 사정으로 늦어지고 있죠. 이건 내가 어쩔 수 없는 거니깐 마음을 비웠어요. 


마음을 조금씩 비우다 보면 비워진 자리에 다른 것이 채워지잖아요. 어떤 생각으로 비우냐에 따라 긍정과 부정이 채워져요. 저는 비우면서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이미 계약은 체결되었고 언젠가는 내 책이 나올 거라고 그 언젠가를 기다리지 말고 다른 일, 내가 하고 싶은 다른 일을 찾아보자'라고 집착하는 그 일을 비워냈어요. 안 될 거 같은 부탁은 흔쾌히 오케이 사인을 받고 추천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책 제목은 '나는 이혼 후 더 근사해졌다'예요. 제가 정한 제목 그대로 출판사 측에서 별다른 의견 없이 통과된 거 같아요. 기대해 주세요. 책 읽는 독자라면 저의 책을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권하는 이유는 나약한 여자지만 여자이기 전에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는 책이거든요. 힘든 일이 닥칠 때마다 숨고 싶고 죽고 싶었던 산전수전 겪은 인생 경험치가 모여 지금 저를 만들었기에 현재 힘들고 지치는 삶을 살아가는 분들에게는 큰 위로가 될 거라 저는 확신해요.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을까? 의문을 갖고 있을 때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많은 것을 알았어요. 예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숨어 지내서 우리 눈으로 보지 못했을 뿐이니깐요. 저는 이런 여자들에게 힘이 되어주기 위해 감추고 싶었던 과거를 거짓 없이 사실적으로 글로 표현했어요.


처음 투고할 당시 출판사 사장님이 그러더러고요. 

"너무 사실적이라 이걸 과감하게 쓴 작가가 누구인지 보고 싶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초고를 쓸 때는 마음속에 갇혀 있던 감정을 다 쏟아내야 퇴고 시 근사하게 책이 완성되요. 꼭 이런거죠. 곰국 우려 내고 나면 우리 몸에 도움되지 않은 기름이 수면 오르는 것처럼,  불필요한 기름을 걷어 내고 몸에 좋은 곰국만 먹을 수 있는 것처럼 감정을 다 토해내야만 불필요한 감정을 걷어내고 다듬을 수 있거든요. 눈으로 확인이 되어야 가능한 감정이었습니다.


투고 시에는 걸려내지 못한 감정 그대로인 글을 투고 했기에 출판사 사장님이 그렇게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지금은 오래 묻혀둔 감정을 쏟아냈기에 글을 쓰면 쓸수록 부드러워지는 거 같아요. 글을 쓰다 격한 감정이 올라오면 그대로 글을 쓰기도 해요. 감추고 싶지 않아요. 이건 곧 병으로 되살아나 나를 힘들게 하니깐요.


투고를 하고 퇴고를 하면서 다른 사람 눈이 필요해서 다른 사람 도움을 받았어요. 편집하는 과정이 처음이라서 조심스러웠어요. 나는 정말 진실되게 글을 썼는데 독자 입장에서 글을 쓰는 것이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다른 사람 도움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도 많은 걸 배웠고요.


출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고 '될 일은 된다' 마음 깊숙이 새기며 오늘 하루를 즐기며 살아가요. 

우여곡절이 많은 책 이야기. 차차 풀어드릴게요. 


지금 글은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 '추천사'를 출판사에 넘기면서 북받쳤던 감정을 글로 풀어봤어요. 이 좋은 걸 왜 안 쓰나요 지인에게 물어보면 한결같이 말을 해요. 

귀찮아서,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몰라서라고요. 글은 내 감정 그대로 쓰면 글이 되지요. 쓰다 보면 유연해지고 부드러워지면서 공부가 됩니다. 전 아직도 글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석가모니' 인간에 대한 영상과 '부'에 대한 영상을 접하면서 '철학'적으로 여자, 여성에 대해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부지런히 영상을 찾아 듣고 있고 나의 경험을 더해지면 멋진 글이 한 편 한 편 쌓일 거 같아요. 아직 풀어야 할 글이 많지만 차근차근해보려고요. 


블로그에 쓰지 못한 글이 참 많아요. 사진도 많고 영상도 많은데요. 알려주고 싶은 정보가 많으니 회피하게 되네요. 올해는 정보에 대해, 여성에 대한 철학을 풀어보며 글을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일단 써보는 거지요. 과정을 즐기면 그걸로 만족하는 거고 나에게 부여받은 24시간을 알차게 쓰는 거니깐요. 


19년도 엄마 집에 잠시 살 때는 집안일이 거의 없었어요. 아이가 어렸고 유치원과 학교를 다니지 않은 상태였으니 말이죠. 근데요. 엄마와 분리가 되고 내 자리로 돌아오니 할 일이 산더미예요. 그래서 하루에 두 편에서 세편 글을 쓰기란 어려운 현실입니다.


이미 써놓은 글도 많은데 발행하지 못하고 있지요. 하루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을 쓰다 보면 나에게 부여받은 시간이 끝이 나고 아이 마중 가야 할 시간이 되지요. 아이가 오면 분주해집니다. 글감 생각, 글 주제 생각할 틈이 없어요. 유치원에 있던 일을 열거하는 아이 말에 집중해야 하니까요. 


엄마인 난 정적이면 딸은 동적인 성향을 지닌 모녀는 없는 힘을 내어 아이 활동에 도움을 주려고 노력해요. 이번 주는 아이와 킥보드 타러 가자고 약속했어요. 공원에 가서 놀다 저녁을 먹고 오자고요. 아이는 좋다고 했어요. 가만히 집에만 있고 싶은 엄마를 안 아이는 보채지는 않아요. 그러나 정곡을 찌르는 말 한마디를 합니다.


"우리는 어디에도 안 가고 집에 있잖아"라고요. 이건 나가고 싶지만 엄마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뜻과 같은 거예요. 요즘 하늘 공기가 더러워서 가급적 외출을 삼가요. 


딸은 유독 눈이 약해서 공기가 더러운 상태에서 외출을 오래 하면 눈병이 생기거든요. 그렇다고 동적인 아이를 집안에 둘 수 없는 노릇이라 이번 주는 집에만 있는 엄마를 모시고 삼대가 저녁을 먹고 공원에서 놀다 오려고 합니다.


벌써 수요일입니다. 저는 하루 가는 속도가 너무 빨라요. 저만 이런가요? '벌써'라는 단어를 가급적 피하려고 하는데 아쉬움에 자꾸만 쓰게 돼요. 아직 2023년은 많이 남았으니 알차게 쓰며 우리 살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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