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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빈 작가 Jul 05. 2023

이기적으로 엄마 삶을 살아요

엄마 에세이

장마철이 된 지금.

온 집안이 습도로 인해 꿉꿉하고

짜증이 나는 시기입니다.


저는 동생이 세상을 떠나고

마음 둘 곳이

없었어요. 내가 나를 알아야만

이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을 거 같아

열심히 뭔가에 집중했어요.


매일 글을 쓰는 것으로 상처를

치유될 거라 생각했는데

쓰는 글마다 동생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했고

상처를 치유하기보단

상처를 대면하는 글쓰기는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죠. 그리운 동생 얼굴만 떠올랐거든요.

그러니 쓰는 글마다 그리움과 회유,

 후회만 가득했고요.


이래서는 2023년 하반기

내가 원하는 꿈으로

걸어가지 못할 거 같아 찾다 찾다

그림을 그리기로 결심했죠.


그렇게 시작한 그림 그리기는

5월부터 시작해서

어제서야 완성되었습니다.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미비하지만

도안을 보며 열심히 따라 그렸어요.





쉬운 그림부터 시작하다

이제는 제법 기법이 들어가는

그림을 그리면서 쾌감을

톡톡히 얻었습니다.


저는 위 그림처럼 저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소녀에서 여성으로

성장했던 거였어요.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나라는 걸 제대로

파악한 두어 달이었습니다.


나를 위한 시간,

나를 위한 투자,

나를 위한 위로,

나를 위한 칭찬,

나를 위한 취미,

나를 위한 성취감을 가지기 딱 좋은 것이

바로 그림을 그리고

 흰 캔버스에 내가 원하는 물감을

칠하는 그 작업이 매력 있었습니다.


헤어 나올 수 없을 만큼 캔버스와 물감에

빠져 살았지요. 4년 전에는 글과 책에

빠져 살았다면 올해는 그림에 빠져

살았다고 해도 될 만큼

설레는 작업이었습니다.





이 시간에 집중하다 보면

내면 깊숙이 간직한 상처가

보이기도 하고 상대에 대한

미움과 분노가 일어나기도 했지요.


이 시간만큼은

나를 방해하지 못해요.

딸 역시 엄마가

그림에 집중하게 되면 섣불리

엄마 곁에 다가오지

못한다고 했으니 말이죠.


명상하기 딱 좋은 몰입감

 그림 그리기였습니다.







도안을 선택하는 것마다

내가 원하고

내가 바라는 것을

선택하는 걸 알게 됩니다.


이상적인 바람,

그동안 꿈꿔왔던 세상을 말이죠.






노을을 그리는데 어찌나 행복하던지요.

그림을 그리면서 좋지 않은 소식을

듣기도 했어요.


저에 대한 말을 누군가가

다른 이에게 했던 것을요.


좋지 않은 소식을 접하고

그림을 그리니 엉망진창이 되기도 했고요.

마음이 미어지게 아팠지요.


이 세상에는 영원한 비밀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비밀을 지켜달라고 했던 내가

아주 잘못한 행동이었음을 알게 된

어제 그리고 오늘이었습니다.


비밀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비밀은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믿음이 배신으로 다가왔고

신뢰가 무너졌던 지난날을

회유하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한

그림 그리기.







쓸쓸한 마음을 표현한 어느 동네인데요.

마음을 다시 잡고

나를 용서하고 타인을 용서하는 시간을

이렇게 갖게 됩니다.


쉽지 않죠.

타인의 잘못을 용서는 일은 말이죠.


그러나 어떻게 하겠어요.

타인을 용서함으로써

나를 용서하는 일이 되는 것을요.


무던히 작업에만 집중했던 6월이었습니다.

글에 집중할 수 없을 만큼

그림의 매력에 빠졌죠.









미세한 붓으로 유화 물감을

흰 캔버스에 칠하는 순간.

저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지고 말죠.


정말 행복했습니다.

무슨 단어를 써야 그 당시 내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지만

정말 행복했고

정말 설레었으며

정말 가슴 한 곳이 울렁거렸습니다.


그리고 꿈 하나를 발견합니다.


저는 똥 손이 아니라는 걸.

어린 시절 주위 사람들이

나에 대한 평가한

그 말이 나라는 것을

받아들였던 걸 알게 되었지요.


똥 손이라는 말을 감히 접근하지

못한 그림 그리기.

몇십 년 그 상처를 끌어안고 살다

지금에서야 똥 손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게 됩니다.







5월에는 빨강 머리 앤에 빠져

 이런저런 그림을 그리고

완성했습니다. 저는 똥 손이 아님을...


타인의 말에 나를 무시하고

버리지 말아야 함을.

남을 바라보는 눈으로

나를 더 깊게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면

분명 주위 사람들이 똥 손이라고

부정적인 언어로 폭력 하더라도

이겨 낼 수 있어요.


당분간 그림에 집중해서 그런지

글이 쓰고 싶었고

책이 읽고 싶어 졌어요.


이젠 틈틈이 그림을 그리며

내가 원하는 나의 내면세계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나의 꿈 하나 발견한 오늘.

그저 행복하고 감사하기만 합니다.


도안을 보지 않고

내 안의 상상력을 동원해 그리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나만의 작업실과

화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꿈.

작업실에는 글과 책이 있는 공간으로

화실에는 그림을 그리고

상상력을 키우는 곳으로

꿈을 재발견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마흔 언저리 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배움에는 나이가 필요 없다고 하잖아요.


계획을 다시 써 내려갑니다.

다이어리든

노트이든

컴퓨터이든


내가 원하는 그 일

내가 바라는 그 일

내가 하고 싶은 그 일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만 하며 남은 인생

보람차게 보낼 거예요.


주부라면

엄마라면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지요.

저 또한 그래요.


집안 일과 육아

그리고 요리를 하며 15년을 보냈지요.

20대 나는 10년 동안

집을 위해 일을 했고요.

이제는 해야 할 일 말고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만 하려고요.


하고 싶은 일만 해도 시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하지만 24시간 계획을 세우면

터무니없이 부족한 시간이 아니라

알찬 시간으로 근사한 하루가

되지 않을까요?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시겠지요.


맞아요. 저 또한 마음의 여유가 없어

쫓기든 삶을 살았어요.


아침에 눈 뜨면 아침밥과 설거지,

그리고 밀린 빨래와 청소를 하며

무료한 시간을 보냈고

하루 삼시 세끼에 목을 매고 살았고

그러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게임을 했지요.


이런 삶을 살아보니 알아요.

무료한 시간을 보내며 아무것도 아닌

내가 되어 보니 이 삶 역시 지겹다는 걸요.

마음의 여유는 해야 할 일이

사라진다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시선을 여유롭게 보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거였습니다.


'오늘 청소 내일 하면 어때? 지금은

나에게 집중하고 나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자'라고

계획을 세우면 그 시간만큼은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거랍니다.


아까운 시간이 그저 가기만을 바랐던 내가

꿈이 생기고 나니 시간을 붙들고 싶어요.


 둘이서 해야 할 육아를 혼자 하면서

마음의 여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시선과 관점을 여유롭게

바라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져요.


저의 꿀팁?

아침 시간을 활용하거나

밤 시간을 활용해서

저만의 여유를 즐깁니다.


요즘은 밤 시간보다 아침 시간을

 활용하는 편인데요.

아이가 유치원 가기 전 밤에만 저의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었지요.

그러다 유치원과 학교를 가면서

아침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가만히 누워 있거나

멍 때리면 아침 시간은 금방 흘러가요.


아까운 아침 시간을 저는

나에게 씁니다.

멍 때리기도 좋다고 하는데요.

이건 아이가 있었더라도 가능한 일이라서

아이가 없을 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스스로 칭찬하곤 합니다.


초등 1학년은 정말

일찍 하교하고 집으로 옵니다.

아침 7시 50분에 등교하는 학원 차를 태워

보내면 그때부터 집안일은

아주 최소한만 하고

내가 원하는 그 일을 합니다.


참 쉽죠.


꿈이 하나 둘 늘어나니

시간이 없다고 느껴지고

시간이 금방 간다고 느껴져요.


올해도 벌써 7월이니 말이죠.

올해 상반기는 큰일 두건이 있었죠..


기쁜 일과 슬픈 일이 공존했던

상반기는 기쁜 일보다

슬픈 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이 찾아왔고

무기력함에서 슬럼프나

번아웃 오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멈춰버린 심장 박동을

뛰게 했습니다.


약간은 이기적이게 살아야 합니다.

가족에서 벗어나

아이에게 벗어나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온라인에서 벗어나


나를 위해 온전히 이기적으로 살아봅시다.

그래도 괜찮아요.

우리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거든요.


저의 꿈과 목표를 설정하고

to do 계획을 세워야겠어요.


하고 싶은 것이 많은 글쟁이 사빈.

지금 내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지

몰라요. 일단 해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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