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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이루려면 내가 좋아하는 하나 포기하기
긍정 확언 필사 13일 차
by
치유빛 사빈 작가
Aug 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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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움 편]
나는 지금 넓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해변에 서 있다.
바닥 나에게 풍요로움을 가져다줄 것이기
때문이다. 바다의 풍요로움을 담기 위해 나는
큰 그릇을 들고 서 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저마다 바닷물을
담으려고 서 있어도 저마다 가져갈 물은
충분하다. 나는 다른 사람이 들고 있는
바닷물을 탐내지 않는다.
다른 사람도 나의 바닷물을 훔칠 수
없다. 그 누구도 바닷물을 마르게 할 수 없다.
바닷물을 담기 위해 내가 들고 있는 그릇은
나의 외식이며, 오직 더 큰 것으로만 교환 가능하다.
더위를 먹은 요즘 힘이 없어 오전에
긍정 확언 필사를 남길 수 없었어요.
멍한 상태에서 묵은 때를 벗겨내기 위해
청소를 했는데요.
묵은 때를 벗겨내면 내 안에 잠재한
묵은 감정이 지워지고 잡생각을 하지 않아
좋아요. 이럴 때는 무의식이기 예기치 못한
기억들이 떠오르곤 하거든요.
마음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는 청소나
정리를 선택하는 편인데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무더위로 어지러운
머리를 식힐 겸 청소를 했어요.
그리고 아이를 학원으로 보내고 한 시간가량
저 혼자 있을 수 있는 지금 노트북을
켰습니다.
글 작업이라는 게 하루라도 하지 않음
일상 속 이야깃거리를 놓치고 맙니다.
늘 똑같은 시간이고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이 되지만
그 속에는 고귀한 삶의 풍요가
보여요. 그저 그런 날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그저 그런 날이 되고
어제도 새롭고
오늘도 새롭다고 느낀다면
내일도 새롭게 다가오죠.
이런 감정을 글이라는 것으로 포장하게 되면
참 근사하거든요.
에너지를 글 작업하는데 쏟고 나면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그냥 쉬거나 독서를 하면서
다음 글을 저장합니다.
블로그 대문이 마음에 들지 않아
편집해야 하는데 마음만 앞설 뿐
행동까지 이어지지 않아서
하루 정도는 글 작업을 포기하고
블로그 썸네일과
내가 운영하는 sns을 새롭게 단정해 보려고 해요.
프로필은 내 얼굴과 같은 거잖아요.
책 표지도 제 얼굴이고
각종 sns나 글도 제 얼굴 대신해
표현해요. 그러니 수시로 점검하고
수정해야 해요.
오늘도 불가마 같은 날이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더운 날 머리를 쓰는
책 보다 날개를 달아놓은 듯 쉽게 넘어가는
책을 선택하는 게 현명해요.
책장이 쉽게 넘어가는 그런 책은
힐링이고 피로를 풀어주죠.
소설과 같은 문장이 어렵지 않은 책을
선택했던 작년 여름과 올해 여름이 같았어요.
작년에는 아이가 유치원을 다녔고 혼자
쓸 수 있는 시간이 넉넉했거든요.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글 작업을 했고
집과 가까운 브런치 카페에서 독서를 하기도
했어요. 근데 올해는 또 상황이 바뀌어
집에만 있게 되네요.
아이가 방학이거든요.
올해 여름은 아이와 지내게 됩니다.
그리고 기록하고요.
작년 여름은 동생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지만
올해는 동생을 가슴에 묻어야 하는 여름이기도 하고요.
매일 같은 24시간.
그러나 감정과 생각은 같지 않죠.
상황 역시 작년과 달라요.
그래야 삶이고 인생이잖아요.
동생을 가슴에 묻어 두었더니
사촌 동생과 친구가 나를 위로해 줍니다.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게 되는 건
확실한 거 같아요.
중국은 소원을 이루기 위한 속설이 있다고 해요.
소원을 이루려면
내가 좋아하는 걸 하나 포기해야 한다고 해요.
아주 작은 것부터
아주 큰 소원이 다 포함되겠죠.
셋이어야 할 가족 구성원을 포기했어요.
두 명의 가족 구성원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존재해요.
그리고 저는 온전한 가정을 포기했죠.
바라던 소원이 이루어졌어요.
동생을 잃고 내려놓으니
사촌 동생에게 의지하게 되고
친구와 속을 털어놓을 수 있었어요.
친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촌동생과 친구는 언제나 어디서나
기억하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언젠간 연락하게 될 거라고요.
참 고마워요.
그들이 나를 기억해 주고 생각해 준 덕분에
저를 끌어당겼거든요.
오래된 내 친구들.
일주일에 한 번씩 얼굴 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웃고 우는 평범한 일상이 주어졌습니다.
이게 바로 풍요로움이지요.
물질적으로만 풍요롭다 생각하지 말고
마음과 주위 사람들이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
풍요로움 그 자체가
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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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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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빛 사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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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혼 후 더 근사해졌다
저자
삶에 여러 번 부서졌지만, 다시 피어오르기로 선택했습니다. 투병과 이혼, 육아 속 회복과 사랑을 기록하는 에세이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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