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부터 아프기 시작한 제 목이 어제는 정말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아팠어요. 그제 저녁부터 제가 만든 수제 생강차를 얼마나 마셨는지 몰라요. 생강차가 목에 좋거든요.
근데 한 템포 늦었던 거 같아요. 약간 따끔거릴 때 마셔야 하는데 이미 목 전체가 따끔거리고 따가울 때 생강차를 마셨으니 마시는 순간만 낫지 다시 재발을 반복했던 어제였어요.
제가 코로나 확진이 된 건 작년 2월이었어요. 동생 부부가 집에 방문하고 난 후 목이 따갑더니 딸은 고열로 인해 해열제를 먹어도 떨어지지 않았죠. 자가 키트 검사 후 밖을 나갈 수 없어 엄마에게 부탁했어요. 동네 주위 약국에 전화해서 코로나 자가 키트가 있냐고 물어보고 엄마에게 전달했죠. 그렇게 딸과 손녀를 위해 버스를 타고 자가 키트를 사주고 엄마는 모녀 곁에 있지 못한 채 집으로 갔어요. 사실 이때는 "설마 코로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 엄마는 모녀가 두 줄 나오는 걸 보고 곧장 집으로 향했어요. 다행인 건 엄마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어요.
이때 딸은 40도 고열이 떨어지지 않았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죠. 저는 열 뺀 나머지 모두 앓으면서 보건소에 전화를 해야 했어요. 병원도 가지 못하게 하니 항의만이 딸을 살리는 길이다 생각하며 열심히 항의했어요. 이러다 아이 죽일 거냐고 약을 살 수 있도록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그렇게 실컷 항의한 후 보건소에서도 위험을 감지했는지 여기저기서 전화가 빗발쳐고 일단 보건소 와서 코로나 검사를 하라고 했죠.
아이는 고열로 인해 축 처져 보건소까지 갈 수 없다고 했죠. 자가 키트로 증빙하면 안 되냐고 했더니 그 당시 보건소 확인이 있어야만 지원이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보건소 직원이 하는 말이 더 가관이었어요. 걸어서 보건소로 오라는 하는 거예요. 버스도 안 돼, 일반 택시는 안 된다는 거죠. 자차가 없으니 이럴 때는 정말 불편했어요.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따졌더니 자신도 잘 모른다고 말하면서 알아보고 잔화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고열로 인해 힘이 없는 상태에서 집과 거리가 있는 보건소를 걸어오라고 하냐면서 당신들 정신이 있는 거냐고 잦은 실랑이 끝에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고 우여곡절 끝에 코로나 전담 택시를 예약해서 보건소를 향했고 확진자로 분리되었어요.
코로나 백신을 맞아도 걸리고 안 맞아도 걸리는 코로나는 참 무서운 바이러스였어요. 딸은 처방받은 약을 먹고 하루 이틀 만에 일어났고 저는 열 뺀 나머지 모두 앓고 있는 상태라 혼자서 끙끙거리며 아파도 아이 밥과 제 밥을 챙겨야 했어요.
코로나 확진자니 격리해야 하잖아요. 엄마도 오지 못하고 현관 문에 약만 두고 집으로 향했던 작년이 떠오릅니다.
미각, 후각을 잃어버려 한동안 고생했고 후유증으로 여러 병원 다니며 폐 사진도 여러 번 찍었어요.
코로나 확진 후 건강하던 제가 올해 끝물 여름부터 해서 가을인 지금까지 아프네요. 며칠 전 여니가 목 따갑다고 해서 병원 다녀왔고 비염으로 그제 병원 다녀왔는데 이틀 전 밤부터 제가 아프기 시작했어요.
편도선 염 병원
도저히 혼자 감당이 되지 않아 오늘 아침 병원에 들렀어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따갑고 아팠으며 몸살까지 동반했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코가 막힌 상태였어요.
뭐니 뭐니 해도 딸이 엄마를 보고 걱정할 것을 생각하니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될 거 같았죠. 여니를 학교로 보내고 일어날 수 없는 몸을 겨우 일으켜 집 근처 병원에 갔죠. 병원 내부는 환자와 독감 주사를 맞기 위한 사람들로 부쩍이고 있었어요.
편도선 염 병원
의사는 목에 염증은 생기지 않았지만 편도선이 많이 부어서 아플 거라고 하더군요. 몸살기는 없냐고 하셔서 있다고 오한과 함께 두통도 오고 코막힘과 콧물이 흘러 힘들다고 했죠.
당연히 팔다리가 쑤시는 건 기본이고요. 이러고 보니 코로나 증상과 비슷하네요. 아침에 갑자기 코로나면 어쩌나 싶어 집에 보관 중이던 코로나 자가 키트를 꺼내어 코 깊숙이 면봉을 넣어 콧물을 채취해서 검사하니 다행히 코로나는 아니었어요.
저만 아프면 되는데 곁에 있는 어린 딸이 아플까 봐 가장 크게 염려했거든요.
병원에서도 코로나 검사를 하자고 하지 않았어죠.
제가 몸살을 하면서 편도선이 붓었다는 건 몸이 많이 피곤하고 힘들다고 말해주는 거예요. 내 몸 내가 잘 알잖아요. 한동안 부인과를 다니면서 호르몬 약을 복용했고 거기에 따른 부작용으로 몸이 힘들어했는데 갑자기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고 낮에는 따듯하니 몸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던 거예요. 거기에다 세운 목표를 매일 실행한다고 하면서 쉬지 않고 애를 썼던 것이 '이제 쉬어. 쉬어도 돼' 몸으로 반응하네요.
편도선 염 병원
많이 아프다고 하니 엉덩이 주사 2대나 주셨어요. 하나 주사는 아프지 않았는데 또 다른 주사는 주삿바늘이 들어가는 순간 피부가 숨을 쉬지 못했고 통증과 함께 동반한 묵직한 주삿바늘은 따가웠어요.
그러나 간호사는 아픈 주사가 오히려 효과가 있다고 말하면서 집에서 푹 쉬라고 말해주었어요.
콧물 약을 먹으면 잠이 쏟아져요. 아침 약을 먹었으니 잠이 쏟아지는데 이번 주까지 도서 리뷰를 못하게 된 이유를 적어야 할 거 같아 쏟아지는 잠을 꾹꾹 눌리며 글을 써 내려갑니다.
갈비탕과 갈비찜
몸이 아프니 입맛이 사라졌어요. 남이 해주는 음식이 먹고 싶은데 딸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배달 앱에서 찾다 갈비탕과 갈비찜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이것도 급식 카드로 사용할 수 있어 무지 감사해요.
딸은 국 색이 진해서 이상한 맛 나는 거 아니냐고 묻더군요.
먹지 않고 색을 보고 선입견 갖지 말라고 일단 먹어보라고 했죠. 먹어보니 맛있거든요. 딸은 밥 한 그릇 뚝딱했어요.
제발 아프지 않기를 바라며 저도 갈비찜을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갈비탕과 갈비찜
요즘 딸은 제가 한 음식보다 다른 음식을 접하고 싶은데 용기가 나지 않은 거 같았어요. 조금만 더 용기를 내고 골고루 먹어주기를 바라는데 영 자신이 없나 봐요.
갈비찜은 엄마 혼자 먹으라면서 "아프지 마" 한 마디에 눈물이 핑 돌았어요.
"엄마가 갈비찜 열심히 먹고 아프지 않을게"라고 말한 어제저녁이었어요. 잘 먹고 잘 지냈지만 아무래도 제 마음은 그렇지 못했나 봐요. 나도 모르게 저를 혹사시키지 않았는지 뒤돌아 보게 합니다.
매일 도서 리뷰를 하면서 네이버 인플루언서 되려고 노력했던 것이 저를 지치게 했나 봐요. 이젠 애쓰지 않고 일반 글과 접목해서 도서 리뷰할 예정이에요.
갑자기 쌀쌀한 날씨 덕분에 율무차가 먹고 싶어 구입했어요. 따뜻한 율무차 한 잔으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여니가 오기 전까지 간밤에 목과 코로 인해 이루지 못한 잠을 자보려고 해요.
자기 계발을 하면서 성공하려면 건강이 우선이에요. 애쓰지 않고 걸어가야 했는데 또 저는 애를 썼던 모양입니다. 누워서 그동안 보지 못한 영상을 들으며 눈물이 아닌 콧물을 닦아내야겠어요.
주말에는 여니와 바닷가도 가고 엄마와 외식도 하려고 했는데 그때까지 낫겠죠.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라는 옛말은 옳아요.
예전에는 잘 싸지 못해 힘들어했고 지금은 잘 자지 못해 아프네요. 이번 주는 저를 꼭 안아주는 힐링 시간을 가질래요.
저희 집에 자라고 있는 토마토도 소개해야 하고 수경도 소개해야 하는데 할 일은 산재해 있지만 이번 주는 내려놓기로 해요.
금요일 같은 목요일. 며칠 간격으로 좋은 꿈을 꾼 저는 좋은 일이 있으려나 봐요. 일단, 몸부터 챙기고요.
여러분들도 감기, 독감, 재 유행 중인 코로나, 목감기 등 조심하세요.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좋은데 딸은 이제 쓰지 않겠다고 해요. 갑갑하다고.
딸은 분명 아침에 마스크를 쓰고 갔는데 집에 올 때는 마스크가 어디로 갔는지 쓰지 않고 만나요. 귀찮은 거 아는데 아프면 너만 손해라고 답답해도 쓰다 벗다 하라고 말해뒀어요.
'아프면 나만 손해' 맞아요. 우리 모두 아프지 말아요. 오늘 여기는 미세 먼지인지 해무인지 알 수 없는 안개가 자옥해요.
건강 챙기고 몸 잘 챙겨 다가오는 겨울맞이 제대로 하세요. 가을이 너무 좋아 더 춥기 전에 바다에 가서 모래 놀이나 하면서 주말을 보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