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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 잠든 아가를 바라보며 나 다움 찾아 떠나기
나 다움이란? 그건 글 쓰는 사람이다.
by
치유빛 사빈 작가
Jul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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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 자는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천사 같은 아이에게 나는 또 화를 내고 말았다.
흰 구름처럼 폭신 폭신한 우리 아이의 얼굴
콩닥콩닥 뛰는 아이의 심장 소리
엄마를 위로해주는 앙증맞은 입술
엄마가 괴물로 변해도 한 없이 이쁘게 엄마를 바라봐주는 두 눈
엄마가 혹여나 아플까 봐 고사리 손끝으로 엄마 등을 두드려 주는 내 아이의 양 손
영혼 없는 말 한마디에 까르륵까르륵 웃는 내 아이 얼굴은 천사였다.
나에게 온 세 번째 천사
그 천사는 아무런 말없이 묵묵히 엄마를 지켜주고 있다.
밑바닥으로 떨어져 더 이상 기댈 곳 없을 때 찾아와 준 고마운 천사
언니들 생각하며 그만 마음 아파하라고 나에게 고맙게도 찾아 준 천사
나의 내면에 또 다른 상처 받은 아이를 깨우쳐 준 사랑스러운 내 천사
이런 아이에게 오늘도 나는 화를 내고 말았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풀리지 않는다고 글감이 생각나지 않아 죄 없는 아이에게 오늘도 나는 화를 내고 말았다.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엄마는 너에게 화를 낸 것이 아니라 엄마가 엄마한테 화가 나서 화를 낸 거야! 근데 너에게 너의 탓을 하고 말았어! 속상했지! 미안해! 미안해!
평온하게 잠든 아이 얼굴을 바라보며 내 볼과 아이 볼을 마주대어 본다.
엄마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빠랑도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데 뭐가 옳고 그런지 알 수가 없어!
그래서 이렇게 도망가듯 여기에 있나 봐!
우리 조금만 더 이겨보자.
엄마가 너랑 성장하면서 더 큰 어른이 될 때까지 엄마 응원해줄 수 있지!
엄마가 너랑 성장하면서 멋진 어른으로 멋진 엄마로 세상에 발을 내딛고 일어날 때까지 엄마를 지켜줄 수 있지!
엄마가 이 세상에 나가려면 더욱더 떳떳한 엄마가 되어야 해!
그래야 온전한 너로 키울 수 있을 거 같아!
그래야 온전한 너로 사랑할 수 있을 거 같아!
엄마가 멋진 엄마로 성장할 동안 우리 아기 엄마를 지켜봐 줄 수 있지!
이 세상 두려움과 또 마주할 때 우리 아기 엄마를 응원해줄 수 있지!
엄마는 그동안 엄마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어!
엄마 마음속 깊은 곳에 아주 나약하고 작은 아이가 홀로 울고 있어!
자기를 봐달라고. 자기 아픈 상처를 만져달라고 울고 있어!
그럴 때마다 너와 비교를 해!
엄마 어릴 때 받지 못했던 사랑을 지금 너는 원 없이 받고 있으니 말이야!!
아기야 나의 천사 아기야
엄마를 사랑해줘서 너무 사랑해
엄마를 이뻐해 줘서 너무 고마워
엄마를 위로해줘서 너무 감사해
엄마의 마지막 보물. 언니들을 대신해 이 세상에 그리고 엄마 곁에 와주서 너무 고마워! 사랑해!
엄마도 엄마를 성장하는 동안 우리 아기도 엄마랑 함께 성장하자.
오늘 엄마가 화낸 거 미안하고 미안해! 네가 싫어서 화낸 거 아니니 너의 탓으로 돌리지 마!
아기가 일어나면 원 없이 안아주고 또 안아주어야겠다.
작가의 꿈을 실행해 준 내 아가.
나 다움이 뭔지 조금씩 깨닫게 해주는 내 아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사랑하고 사랑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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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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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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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빛 사빈 작가
도서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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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혼 후 더 근사해졌다
저자
삶에 여러 번 부서졌지만, 다시 피어오르기로 선택했습니다. 투병과 이혼, 육아 속 회복과 사랑을 기록하는 에세이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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