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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너의 대장이 그렇게 되었니!

생야채는 가스가 생길 뿐

by 치유빛 사빈 작가

나에게는 오래된 친구가 있다. 8년 지기 친구..

죽을 때까지 함께 해야 함을 인지했던 그 해. 부정하고 싶었다. 어떻게 나에게 큰 병을 선물로 주셨는지 신에게 원망했다. 원망하면 뭐해! 결국 결과는 병든 몸이 존재할 뿐. 죽을 때까지 친구로 지내야 한다는 걸 인지 한 후 집밥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삼시세끼 집밥으로 챙겨 먹는다는 것은 의외로 스트레가 강했다.

생야채를 먹어야 하며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점점 몸이 힘들어했다.


'왜? 이렇게 힘들지'

나를 들여다보았다. 누구나 다 좋다는 음식은 나에게는 별개의 일이었다.

샐러드를 먹으며 가벼운 몸을 만들어야 하는 나!

변비로 고통을 받았던 어린 시절과 함께 성인 된 후 스트레스로 인해 더 심해진 변비는 걷잡을 수가 없었다.


티브이에서 나온 장에 좋다는 음식을 죄다 해 먹어봤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그렇게 역효과를 반복하며 부정적인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암이 존재하는 대장은 아닐까? 엉망진창이 대장은 아닐까? 암이 존재해 탈장을 달고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수만 가지 상상으로 나를 지배할 때쯤 편식을 해소하기 위해 꾸준히 야채와 채소를 먹었지만 그건 더 독이 되어 돌아왔다.


내가 왜 생야채를 먹지 않는 걸까?

고깃집에서 나오는 쌈은 그림에 떡일까?


그건 대장에서 흡수하지 못한 채 더욱더 나를 힘들게 했기 때문이다.

쌈밥집 역시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들거라 생각했지만 대장에 차 오르는 건 가스뿐이었다.


결국 생야채를 대신해 나물을 데치고 무치고 지지고 볶는 음식을 택했다. 나의 생각은 탁월했다.

내 몸을 너무나 잘 알기에 제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고 할지언정 나는 그 음식을 바꾸어 먹는다.

데치거나 삶거나..


한식은 그렇게 내 몸에서 새 생명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참 감사하다. 행복하다.

8년 지기 친구가 있기에 음식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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