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화 별이 된 두 아이가 지켜준 너

엄마의 유언장 시리즈 1 - 두 번의 이별이 남긴 기적

by 치유빛 사빈 작가



여니야,


엄마가 이 글을 쓰기까지 참 많은 생각을 했단다. 그리고 결심했어.


네가 세상에 오기 전부터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는 걸 이 글을 쓰면서 엄마도 다시 알게 되었어.

사실 네가 엄마 품에 오기 전, 엄마는 두 번이나 작은 생명을 하늘로 보내야 했단다.


늘의 별이 된 아이들. 그 아이들이 너를 지켜주고 있었는지도 몰라.

그래서였을까, 너를 품었을 때 엄마는 조금 달라졌어.


두려움이 컸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묘한 든든함이 피어났단다.

임신 초기, 엄마는 매일 기도하듯 빌었어. 두 아이를 떠나보낸 뒤였기에, 그 마음은 말로 다 못 할 만큼 절실했지.


‘이번엔, 제발 … 이 아이의 손을 놓지 않게 저에게 힘을 주세요.‘ 기도했어.


엄마는 독한 약을 먹었단다. 그 약들이 두 아이의 손을 놓게 만든 건 아닐까. 스스로 자책하게 되더라. 갑자기 겁이 나서 병원에 전화를 걸었어. 거리가 멀어 바로 병원을 갈 수는 없었지만, 엄마는 일단 그 순간의 불안부터 꺼야 했지. 주치의 선생님은 차분하게 안심시켜 주었고, 몇 가지 약을 중단하도록 조언해 주었어. 그리고 바로 산부인과로 달려갔지. 두 번의 유산경험이 있었으니까, 의사는 이번만큼은 놓치지 말자며 말했어.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도 나도 간절했거든.


그날 이후, 엄마는 스스로에게 약속했단다. 병원에서 허락한 약만 먹고, 음식 하나, 발걸음 하나까지도 조심하면서 하루하루 너를 품었어.


’ 너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 그 약속을 엄마는 매일매일 지켜갔어.


임신 5개월까지 유산 방지 약을 먹어야 했고, 네가 잘 있는지를 확인할 때마다 가슴이 뭉클했단다.

그때 알았어.


별이 된 두 아이가 하늘에서 손을 흔들며 엄마를 응원하고 있다는 걸.

‘엄마, 이번엔 꼭 지켜줘.’ 그런 속삭임이 마음속에서 들리는 것 같았어.


그리고 너는 하늘이 준 기적처럼 엄마 손을 꼭 붙들고 있었단다. 별보다 더 많이, 더 밝게 반짝이며,

너를 처음 안던 날, 엄마는 너에게 속삭였어.






'와줘서 고마워.

살아줘서 고마워.

너는 내가 기다리던 마지막 선물이야.'


지금 너는 건강하게, 엄마 곁에서 잔소리도 하고 자기 의견도 또렷하게 말하면서 매일을 함께 살아가고 있어.



딸아! 병든 엄마 곁에 와줘서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세상에 그 무엇보다 더 많이, 더 깊이, 진심으로.



[다음 편 예고]


이 이야기는 <엄마의 유언장 > 시리즈 1 1화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1장 2화 입덧과 함께 찾아온 돌솥비빔밥과 복숭아 이야기 (3월 이른 봄 복숭아가 먹고 싶었던 에피소드)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이 글은 '엄마의 유언장' 시리즈 중 일부입니다.

더 깊은 이야기와 제 삶의 변화는 제 책 [나는 이혼 후 더 근사해졌다]에 담겨 있어요.



[책 소개]

이혼 후, 나는 무너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삶은 그 무너진 위에 다시 꽃을 피우더군요.

[나는 이혼 후 더 근사해졌다] - 사빈 에세이


[책 보러 가기]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297440


예스 24:

https://m.yes24.com/goods/detail/118003194


알라딘 : http://aladin.kr/p/3zdx6


쿠팡 및 인터파크에도 판매하고 있어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