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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준 Mar 26. 2021

조각글쓰기 11편

무제.

<호기심>

나는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가득했다.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고, 아무리 머리로 이해한들 꼭 확인해보고 싶은 욕망이 강했다. 6살 때에는 하얗게 타버린 연탄은 뜨거울 줄 모르고 만졌다가 큰 화상을 입었었고, 초등학생 때에는 전기 콘센트에 쇠꼬챙이를 꽂았다가 전기 충격을 받은 적도 있다.

물론 나이를 먹고 나서는 무모한 짓을 하지는 않으나 그런 호기심이 연구까지 미치게 되었다. 흔히 건강과 예방을 위해 항산화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람의 세포는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산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우리들은 호흡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부산물로 활성산소가 생길 수밖에 없다. 활성 산소는 불안정하고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산소를 포함한 물질로 DNA를 손상시켜 세포 손상을 일으키거나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질환 (당뇨병, 혈관 장애, 관절염, 면역체계 약화, 백내장, 황반변성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행히도 우리 몸은 항산화 시스템의 체계가 잘 잡혀있어 웬만한 활성 산소는 변환시켜버린다. 다만, 노화가 되거나 혹은 식습관의 문제, 몸의 질환 상태의 이유로 항산화 시스템이 약해져 있는 경우나 과도하게 산화적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에는 항산화제를 복용해주는 것이 질병을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과도하게 활성산소가 많이 만들어지는 경우>

1) 과한 운동을 하거나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2) 많은 음식을 섭취할 때 (특히, 탄 고기 등)

3) 흡연, 음주

4) 자외선이나 방사선에 노출되었을 때

5) 말라리아 감염.

6) 특정 약물 복용.


가장 쉽게 접하는 항산화제는 Vit C, Vit E, 플라보노이드류 (안토시아닌, 카테킨, 레스베라트롤 등), 글루타티온, 카르티노이드 류 등이 있다. 각 항산화제에도 다양한 차이가 있고,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또 좋은 것은 아니다. 이런 내용은 다음에 다시 이야기해보겠다.


<백문이 불여일견>

박테리아를 이용하여 돌연변이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돌연변이가 생기는지 안 생기는 지를 확인하는 연구였고, 쉽게 이야기하면 발암성 (암을 발생시키는 성질)이 있는지 없는지를 쉽게 확인해보는 연구이다. 보통은 신약개발 과정에서 개발하는 약이 발암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체크해보기 위한 안전성 실험이다.

박테리아에 발암성이 있는 물질을 처리하게 되면, 박테리아가 엄청난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나는 호기심에 발암성 물질과 항산화제를 섞어서 처리를 했더니, 정말 신기하게도 돌연변이의 숫자가 급속도로 감소했다.

즉, 산화적 스트레스로 인한 돌연변이가 확실히 줄어든 것이고, 나는 곧장 자리로 돌아가 비타민C 한 알을 먹었다. 역시 눈으로 직접 보고 나니 얼마나 중요한 것 임을 몸소 깨닫게 되었다. (특히 고기를 구워 먹고 나면 무조건 챙겨 먹는다. - 대장암 예방 ^^)

 

<무념무상>

요즘은 정말 무념무상이다. 예전에는 머릿속에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와 같은 고민거리가 한가득이었다. 물론 그 속에서 많은 아이디어도 얻었지만 그로 인해 편두통도 심했을 것이다. 요즘은 '평안에 이르렀다'라는 것처럼 머릿속에 아무 생각이 없다. 그저 순간순간의 일이나 상황에 집중할 뿐이다. 머릿속이 편안하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미래가 불안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미리 걱정하지 않을 뿐이다.

눈을 감고 3인칭 시점으로 나를 관찰해보면 나는 작은 점일 뿐이다. 그 점 속의 머릿속에는 잡념이 뒤섞인 우주가 품어져 있겠으나... 점의 머리로 그것들을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온다.

미래만 보고 살아온 머리를 잠시 휴가 보내고 당분간은 순간에만 집중해보려고 한다.


<관상>

예전에 호기심으로 관상학에 대해서 공부해본 적이 있다. 연역적 추론 방법을 가진 학문은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다양 사례를 분류하고 정리하여 형성된 학문 같았다.

사실 학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나는 '질문을 당하는 관상'을 타고난 것 같다. 어느 곳을 갈 때마다 매번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나에게 길을 묻는다. 가장 많이 길 물음을 당할 때에는 하루에 5~6번도 넘게 질문을 당하기도 하였다. 내가 처음 간 곳들에서도 늘 질문은 받고, 심지어 해외에서도 나에게 길을 물어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물론 나는 잘 대답해주는 편이긴 하다.

나를 보고 친구는 '현지인스러운 상'이라고 놀리기도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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